이탈리아 중부 시에나에서 기원전 2세기~기원후 1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고대 청동 조각상이 손상이 거의 없는 완벽한 상태로 출토돼 학계를 놀라게 했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고고학자들은 시에나의 산 카시아노 데이 바니에 있는 온천 유적지에서 고대 청동 조각상 24점을 발굴했다.
특히 일부는 2300년 동안 땅속에 파묻혀 있었음에도 원형에 가까운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발굴 작업을 이끈 이탈리아 고고학자인 야코포 타볼리 시에나 외국인 대학교 부교수는 "역사를 새로 쓰게 될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출토작업은 2019년 로마에서 북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시에나 지역의 한 마을에서 조각상 일부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조각상은 사람과 흡사한 신상의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신상에 적힌 에트루리아어, 라틴어 등을 토대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건강의 여신인 히기에이아, 아폴로 등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을 묘사했다고 추정했다. 타볼리 부교수는 이 조각상들이 성소를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신체 일부분과 장기 모습을 본 딴 조각상도 나왔는데, 이는 신에게 온수를 통한 치료를 비는 봉헌물의 용도로 사용됐다. 같은 장소에서 5000개의 금화, 은화, 청동화도 발견됐다.
이탈리아 국립 박물관의 마시모 오산나 관장은 이번 발견이 리아체 청동상 이래 가장 중요한 것이며 "고대 지중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청동 유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리아체 청동상 2점은 1972년 이탈리아 해변도시 리아체 바닷가에서 두 다이버가 그리스 전사를 묘사한 청동상(기원전 460~450년 추정)으로 가장 위대한 고고학 발굴 중하나로 꼽힌다.
제나로 산길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예외적인 발견"이라며 "이탈리아가 거대하고 독특한 보물이 가득한 나라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