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수요가 급감한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비중을 축소하면서 고부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연말 정기 조직 개편을 앞두고 긴급히 나온 개편안은 체질 개선을 위한 특단책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6조7714억원, 영업손실 75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간 기준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재무 건전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직 개편은 중소형 사업 시너지 제고와 고객사 대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중소형 사업은 스마트폰, 정보기술(IT), 모니터, 노트북 패널이 핵심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OLED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에 LTPO OLED를 처음 공급했다. 중국업체가 아직 진입하지 못한 분야다. LG디스플레이는 양산, 품질 경쟁력을 높여 향후 입지를 넓히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IT 전방 시장 침체에도 LCD를 빠르게 정리하고 중소형 OLED 중심으로 최고 실적을 낸 삼성디스플레이 전략과 흡사하다.
태블릿PC, 노트북 등 IT 분야 중소형 OLED 시장 전망도 밝다. 세계 최대 고객사 애플은 2024년께 아이패드에 처음 OLED를 적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핵심 공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아이패드 등 IT 기기를 모두 OLED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만큼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중국과 맞붙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은 단계적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고부가 OLED와 하이엔드 LCD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LCD 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일괄 정리보다 연착륙을 택할 공산이 높다. 투자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일부 자산 매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쟁사처럼 LCD 생산 설비 매각 등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형 OLED 신규 시장 개척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OLED에 이어 투명, 게이밍 OLED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내년부터 출시가 예고된 가상현실(XR) 기기를 겨냥한 디스플레이 개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