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연간 6000만달러(약 820억원) 규모의 세액공제를 받았다. 아마존도 같은 주에서 1600만달러 규모 세액을 감면 받았다. 미국의 경우 주별로 세액공제를 지원하기 때문에 합계 금액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연간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세액공제액은 99억원이다. 글로벌 기업이 미국의 한 주에서 받은 금액의 8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K-콘텐츠를 자랑하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콘텐츠 분야 세액공제는 제작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관련 기업들의 노고가 놀랍다.
현재 국내 세액공제 방식은 기업 규모별로 3~10%를 지원한다. 이마저도 선진국과는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미국은 20~30%, 캐나다는 30~40%를 공제해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에 투입한다. 지원 방식을 기업 규모가 아닌 투자 규모에 따라 세액공제율을 책정하고 선진국 수준으로 공제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는 파급력도 제조나 서비스업보다 높다. 수출 효과 105억달러, 일자리도 13만개를 만들어 낸다. 생산유발효과는 21조원에 이른다.
K-콘텐츠 위상을 유지하려면 훌륭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정책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 자본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OTT들이 자국의 세금 지원까지 받아 가며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시장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조세 부담 완화는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콘텐츠 시장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