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AUM) 규모가 1조원을 넘은 벤처캐피털(VC)이 8곳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VC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다.
13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AUM 1조원을 넘은 VC는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다올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다. 사모투자펀드(PEF) 없이 벤처펀드만을 합한 기준이다.
지난해 3분기 말 AUM 1조원을 넘은 VC가 5곳이었는데, 1년 만에 3곳이 더 늘었다. 또 9000억원을 넘어 1조원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곳도 4개에 달한다. 신한벤처투자, 인터베스트 등은 1조원까지 500억원 미만 차이가 나는 상태로 펀드 1~2개만 추가 결성해도 1조원을 넘게 된다.
VC AUM이 증가한 것은 벤처펀드 운용 규제가 크게 완화되고, 모태펀드로 대표되는 정책자금 투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제2의 벤처붐이 일면서 투자와 펀드결성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영향이 크다.
다만 최근 벤처투자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변화가 예상된다. 펀드 결성도 주춤하고, 결성 규모도 축소되는 분위기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3분기 벤처투자 펀드 결성 동향을 보면 1분기와 2분기는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이 각각 69.1%와 40.7%에 달했지만, 3분기는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벤처투자는 같은 기간 40.1% 감소했다.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 청산 후 재투자하지 않을 경우 AUM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대형 VC 중에서도 펀드 결성을 취소하거나 보류하는 사례가 나온다”면서 “당분간은 AUM 규모가 유지되거나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3분기 벤처캐피털 운용자산 규모>
(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