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해양산업 오픈랩'이 부산 해양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발굴 육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산업부와 부산시 지원 '이전 공공기관 연계 육성사업'으로 지난 5년여 동안 추진한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 구축 및 실감형 융합콘텐츠 개발' 과제 성과를 제시했다.
사업 기간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말까지 54개월이고, 146억5400만원을 투입했다. KIOST 해양재난·재해연구센터가 주관하고 부산테크노파크, 한국해양대, 뉴레이어, 디엠스튜디오, KOC 등 9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했다.
과제 성과는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 구축과 조선해양 신산업 육성을 선도할 가상화 기술 개발, 그리고 다양한 수요 기업 지원으로 요약된다.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은 해양과학기술(MT)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융합해 각종 가상화 기술을 개발하고 실감 콘텐츠 제작에서 산·학·연 R&D 활동까지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이자 인프라다.
KIOST는 지난 5년여 동안 오픈랩 구축과 운영으로 선박 및 선박부품, 해양산업 및 해양 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기업지원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선박 및 선박 기자재 분야에 가상화 기술을 지원해 리스크와 비용 절감을 비롯해 기업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선박 대형화 추세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및 부품 개발과 적용, 수리와 개조 수요는 늘고 있지만, 중소 선박부품 및 기자재업체는 발 빠른 대응이 어려웠다. 산업 특성상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빠르게 개발·적용하기가 쉽지 않고 설계나 공정, 완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로 인한 시간·경제적 손실이 타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은 VR·AR 기술과 3D 콘텐츠, 역설계,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등 첨단 가상화 기술을 제공한다. 인력·경제·시간상으로 가장 효율적인 가상화 기반 워크 프로세스도 지원한다.
보유기술과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오픈랩 지원 가상화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해 선박 공간정보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효과적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설계에서 공정, 생산까지 오류와 부작용을 줄이고 있다.
개발 또는 수리가 필요한 선박 및 부품을 실물 크기로 가상화하면 실물 모형 제작에 드는 비용은 물론 공정 오류에 따른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설계도면이 없거나 잦은 개조로 인해 기존 설계도면이 부정확한 경우에도 3D 스캐닝 기술로 다시 정확한 3D 도면을 확보할 수 있다.
가상화 기술의 일종인 3D 랜더링, VR 시뮬레이션 기술 등은 선주(사)를 비롯한 고객과 부품기업 간 협력 및 소통에도 유용하다. 가상공간에서 원격으로 제품을 피드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실시간으로 3D 가상화 기술을 지원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곳은 KIOST 내 구축된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이 유일하다.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은 다양한 가상화 지원 SW와 장비를 갖추고 기업지원 효과를 높이고 있다.
'해양환경 시뮬레이션시스템(VOSS)'은 오픈랩이 보유한 대표적인 가상화 지원 설비다. KIOST는 VOSS를 기반으로 해양 데이터 과학적 가시화, 혼합현실(MR) 시뮬레이션, 해양 자료 시뮬레이션시스템, 연안관리 시뮬레이션시스템 등 6개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 및 등록했다.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트윈 및 가상공간에서 선박대피 훈련, 재난대응 훈련 등 교육 훈련을 제공하고 정비 매뉴얼, 엔지니어링 검토 등에 필요한 요소기술과 일련의 워크프로세스도 지원한다.
최근까지 조선, 해양, 기자재, 해양 콘텐츠 분야 41개 중소기업이 오픈랩과 VOSS를 활용해 153억원 이상 사업화 매출을 올렸고, 50명을 신규 고용했다.
KIOST는 부산 영도구의 쇠락한 수리조선단지 활성화를 위해 구축하고 있는 '수리조선기술센터'에 오픈랩 요소기술과 워크프로세스 등을 이전하고 있다. 지역 산업을 활성화하고 이를 토대로 쇠퇴 지역의 경제 기반 도시재생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단기로는 영도 수리조선업 활성화와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중장기로 부산항 배출규제 해역 지정,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의무화 등 IMO 환경규제에 대응하며 수리조선업을 친환경 선박개조 산업으로 전환을 유도한다.
나아가 인근 해양관광, 요트, 보트 레저 등 파생산업과 결합해 생산과 고용이 선순환하는 조선해양ICT융합 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 플랜이다.
내년에는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 성과를 연계한 '혁신도시 초광역권 산업협력 강화사업'을 추진한다.
울산, 경남 주요 혁신기관과 협력해 오픈랩 공공 활용성을 확대하고 부산과 울산, 경남 공통 과제로 'AR·VR 기반 원격 가상 선박정비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해양융합 콘텐츠 제작 및 개발 지원도 디지털트윈 기술을 중심으로 고도화 다양화한다.
과제 총괄 임학수 KIOST 책임연구원은 “첨단 해양산업 오픈랩은 AR·VR 및 가상화 기술을 선제적으로 해양산업에 적용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실제 성과도 창출하고 있는 프론티어”라며 “지역 조선해양 산업에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지역산업과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