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9000대.' 6년 만에 돌아온 현대차 대표 고급 세단 '그랜저'의 7세대 모델이 역대 한국 승용차 예약 신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고 기록을 쓴 아이오닉6(4만7000대)의 두 배 이상이다. 내년까지 누적 판매 목표는 13만대다.
유원하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14일 7세대 그랜저 미디어 행사에서 “10만9000명의 고객이 그랜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올 연말까지 판매 목표는 1만1000대, 내년 판매 목표는 11만9000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신형 그랜저 예약 신기록은 공식이 아닌 6세대 모델 대기 고객 대상 전환 계약으로만 달성한 수치다. 종전 그랜저 연간 최대 판매 대수는 2020년 14만5463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신형 그랜저는 36년 동안 쌓아 온 브랜드 헤리티지 위에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첨단 신기술과 디테일이 더한 혁신 모델”이라면서 “지금까지 그랜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형 그랜저는 더 커진 차체에도 아름다운 비례를 갖춘 대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6세대 모델보다 45㎜ 길어진 5035㎜의 전장을 비롯해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을 각각 10㎜, 50㎜를 늘리는 등 넉넉한 공간성을 확보했다. 전면부와 후면부는 통일감을 주는 수평형 LED 램프가 눈길을 끈다. 측면부는 2895㎜에 이르는 동급 최장의 휠베이스와 롱 후드가 균형감을 선사한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부사장은 “신형 그랜저는 세대와 취향, 기술과 감성의 경계를 허무는 강렬한 이미지로 재탄생했다”면서 “그랜저 헤리티지 위에 한국적 이미지, 친환경 기술, 고급스러운 감성으로 재해석한 컬러와 소재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실내는 전면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일체형으로 통합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중앙 하단의 풀터치 10.25인치 대화면 통합 공조 콘트롤러와 조화를 이룬다. 스티어링 휠로 이동한 칼럼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는 조작 방향과 구동 방향을 일치시켜 직관적 조작이 가능하다.
신기술도 주목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를 처음 탑재,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 범위를 크게 늘렸다. 카페이와 연계해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하다. 사전 등록한 지문으로 차량 출입과 시동까지 가능한 지문 인증 시스템도 도입했다.
정숙성과 거주성은 플래그십 세단으로 그랜저의 존재감을 키운다.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인 ANC-R을 비롯해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분리형 카페트, 흡음 타이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뒷좌석 리클라이닝 시트 등 승차감을 위한 혁신 기술을 총망라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구동 모터를 활용해 주행 성능을 향상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E-모션 드라이브를 적용했다.
그랜저는 2.5ℓ GDI 가솔린, 3.5ℓ GDI 가솔린, 3.5ℓ LPG,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세제 혜택 적용 전), LPG 3863만원부터 시작한다.
역대급 계약량을 기록한 만큼 원활한 공급망 확보를 통한 생산 최적화가 신형 그랜저 성공에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부사장은 “그랜저 생산부터 차량 인도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