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급호텔이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에 입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활용한 판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자세를 낮추고 채널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이달 들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공식 입점했다. 국내 메리어트 계열 11개 호텔의 80여가지 식음 상품을 직접 판매한다. 이보다 앞서 롯데호텔과 메이필드호텔도 스마트스토어에 채널을 개설해서 식음 이용권, 멤버십, 구독 서비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메이필드호텔은 한식 레스토랑 '낙원'에서 개발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배송형으로 직접 판매한다.
보수적인 호텔이 자체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하는 모습은 생소하다. 직접 판매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플랫폼 위탁 판매 시 발생하는 수수료도 줄이겠다는 의도다. 메이필드호텔 관계자는 “온라인 직접 판매를 통해 고객에게 호텔 브랜드 가치와 프리미엄 상품 경쟁력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많은 특급호텔이 입점했다. 롯데·신라·조선 등 국내 대표 특급호텔이 모두 입점한 상태다. 파라다이스 호텔·리조트도 지난 6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 호텔 레스토랑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객실을 판매하는 호텔도 많다. 개관 1주년을 맞은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지난달 미디어 플랫폼 '프리즘'을 통해 객실 300개를 최대 60% 할인 판매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상위 등급 호텔인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도 지난 5월 SSG닷컴 '쓱라이브'를 통해 객실과 식음 이용권을 판매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플랫폼 판매 흥행에 성공한 사례다. 글래드호텔은 지난 2019년부터 컬리에 '시그니처 램' 등 자체 HMR를 판매, 인기를 끌었다. 시그니처 향을 담은 구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
특급호텔의 채널 다변화는 단순한 코로나 생존 전략을 넘어선 필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호캉스' 문화가 지속 확산하면서 MZ세대 등 젊은 고객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통해 MZ세대에게 호텔 브랜드와 상품을 인식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모바일 유통 채널이 더욱 활성화된 만큼 호텔도 채널 다변화에 적극적”이라면서 “최근 늘어난 MZ세대 고객층이 익숙해하는 플랫폼으로 다가가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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