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광둥성에서 5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 운전자가 ‘테슬라 브레이크 오작동’을 주장해 관련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4일 상유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일 광둥성 차오저우시 라오핑현에서 테슬라 모델Y가 갑자기 속도를 내며 달리다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들이받았다. 이후에도 차량은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다, 삼륜차와 또 다른 자전거를 들이받고 도로에 세워져 있던 소형 화물차와 충돌한 뒤에야 가까스로 멈췄다.
보도에 따르면 오토바이 운전자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여고생 등 2명은 사망했으며, 운전자와 행인 등 3명은 다쳤다.
사고 당시의 아찔한 모습은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운전자 A씨(55)는 주차를 시도하다가 갑자기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하더니 바로 옆 이차선 도로로 진입한다.
이어 A씨는 충돌을 피하려 도로 좌우를 오가지만 빠른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피해자들을 들이받고 마지막에는 화물차와도 크게 충돌한다. A씨는 이번 사고로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운전자 A씨의 가족과 테슬라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A씨는 “갓길에 주차하려고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말을 듣지 않았고, 이어 갑자기 차가 시속 100km로 급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20년간 화물차 운전기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사고 당일 술도 마시지 않았다고 경찰이 확인했다”며 “죽으려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그렇게 운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테슬라는 운전자의 운전 미숙을 주장했다. 사고 차량의 주행 데이터 분석 결과 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았다며 업체 측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제동이 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에 “경찰은 현재 사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제3자 감정기관을 찾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루머를 믿지 말라”고 전했다.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는 미국에서만 연간 1만 6000건이 접수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대부분의 사고가 운전자의 실수 때문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SNS에 퍼지는 영상으로 테슬라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이미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다른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테슬라 중국 시장에 먹구름이 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