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패브릭은 2014년 10월 넷앱(NetApp)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가트너가 올초 발표한 2022년 기술 트렌드 톱12 중 하나다.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센터(IDC)를 이용하던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이전했다. 기존에는 IDC에서 데이터를 찾았지만 클라우드 전환 이후 IDC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플랫폼에 존재하는 데이터까지 분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기업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통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원하지만 데이터 복잡성이 너무 높아졌다. △새로운 데이터 소스 △플랫폼간 느린 데이터 이동 △경직된 데이터 전환 흐름 △거버넌스 규칙 △데이터 양의 증가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에 분산된 데이터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를 간파하고 등장한 게 '데이터 패브릭'이다. 데이터 패브릭은 데이터를 최대한 적게 모으고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가져오는 기술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선 데이터 패브릭이 생소하지만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은 데이터 패브릭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착수했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웨이브가 2분기 엔터프라이즈 데이터패브릭 리더로 선정한 기업은 인포매티카, 오라클, IBM, SAP, 탈렌드, 디노도 등이다. 현재 솔루션, 전략, 시장 입지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가트너가 8월 발표한 '2022 매직 쿼드런트 데이터 통합 툴'에서도 리더 기업은 포레스터와 비슷하다. 인포매티카, 오라클, IBM, SAP, MS, 디노도다.
이들의 공통점은 오랫동안 데이터 가상화 분야 등에서 선도적 역할을 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데이터 패브릭, 첨단 분석,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지속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석재 IBM 데이터&AI 오토메이션 기술총괄 상무는 “데이터 패브릭은 시장성이 충분한 기술”이라며 “데이터 관련 트렌드는 바뀌겠지만 데이터 패브릭이라는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패브릭하면 IBM을 생각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라클 역시 데이터 패브릭 플랫폼 '골든게이트'에 투자를 지속하면서 데이터 메시로 대변되는 탈중앙형 아키텍처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국내 시장의 데이터 패브릭 성숙도는 높지 않다. 국내에선 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데이터스트림즈가 데이터 패브릭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 현대해상, 서브원 등은 IBM의 데이터 패브릭을 분석하고 있다.
최 상무는 “외국은 실제 제품이나 업무에 활용하고 분석 모델을 모니터링·관리하는 수준까지 올라가 있지만 한국은 아직 데이터 패브릭 기술 성숙도가 떨어진다”며 “그렇기에 데이터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