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이 야놀자로부터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을 인수한다. 쇼핑과 도서 사업이 포함됐다. 이달 말 인터파크 주주총회를 열고 세부 인수 사항을 확정, 내년 큐텐으로 정식 편입한다. 앞서 인수한 티몬과 시너지 창출을 통해 국내 e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연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1일부로 편입 예정이다. 티몬 인수 때와 같은 지분 교환 방식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도서 사업도 큐텐에 넘긴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도서 부문을 부서로 축소하고 쇼핑 부문 산하로 배치했다. 쇼핑 부문은 커머스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큐텐과 야놀자는 마케팅·개발 등 유관 부서 이전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야놀자는 전날부터 인터파크 직원 대상으로 회사 잔류 여부에 대한 면담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임직원 대상 큐텐 인수 관련 간담회를 계획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취소했다.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세부 인수 내용이 확정되는 만큼, 조만간 직원 대상 매각 관련 설명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큐텐은 올해 초부터 국내 e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을 점찍었다. 야놀자 또한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매각 의지를 드러내면서 인수 과정에 탄력이 붙었다.
야놀자는 지난해 12월 여행·공연·쇼핑 등 인터파크 사업 지분 약 70%를 2940억원에 사들였다. 야놀자는 숙박·여행 사업 영역에서 시너지를 꾀한 만큼, 인수 당시부터 쇼핑 부문 매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이베이와 합작해 세운 e커머스 업체다. 현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6개국에서 e커머스 사업을 통해 2000만명 이상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 큐익스프레스가 구축한 해외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외직구 등 크로스보더 서비스에 강점을 가졌다.
업계는 큐텐이 해외 직구 서비스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 규모로는 쿠팡 등 대형 e커머스 업체와 직접 경쟁이 어려운 만큼 강점을 살려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미 티몬은 지난달 큐텐 공급 제품을 바탕으로 한 해외 직구 전문관 '티몬 무역'을 신설했다. 향후 한국 셀러들이 티몬을 통해 상품을 역직구하는 사업 모델도 구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이 중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의 시너지 창출이 관건이다. 큐텐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조직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할 지 관심이 쏠린다. 큐텐은 지난달 티몬 대표로 구 대표 복심인 류광진 부사장을 선임했다. 현재로선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를 별도 플랫폼으로 유지한 채 지원 부서를 통합해 운영 효율과 사업 시너지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