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 위한 거리에서 촬영하고 있는 덴마크 기자를 카타르 보안요원들이 제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논란이 일자 결국 카타리 월드컵 최고위원회가 사과했다.
1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덴마크 TV2 소속 라스무스 탄톨트 기자는 카타르 도하의 한 회전 교차로 앞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다가 보안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전기 카트를 탄 카타르 보안요원 3명이 갑자기 등장해 촬영을 저지한다.
탄톨트 기자는 외신 기자증과 촬영 허가서를 제시하기도 하고, “전 세계인을 이 곳에 초대해 놓고 왜 촬영은 안 되는 건가. 이 곳은 공공장소다”라며 항의하지만 보안요원들의 저지는 계속됐다. 그들이 카메라를 밀자 탄톨트 기자는 “카메라가 망가질 수도 있다. 카메라를 부숴 우리를 협박하는 거냐” 등 따지기도 했다.
TV2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탄톨트 기자) TV2 팀은 올바른 인증을 취득하고, 공공장소에서 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을 멈추지 않으면 카메라가 파괴될 것이라는 직설적인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게시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조회수 1300만회를 넘어섰다. 공유 역시 5000회에 달한다. 일부 카타르 네티즌들은 보안요원들을 옹호하는 반면 해외 네티즌들은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면 아무리 폐쇄적인 나라라도 다른 나라를 존중해야하는 것 아니냐” “저렇게 저지할 거면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의 기자들을 초대하면 안 된다” 등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카타르 월드컵 최고위원회가 방송사측에 사과했다. 카타르 월드컵 최고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방송을 중단시킨 것은 실수였다. 사건 직후 사건 직후 현장 보안요원들이 방송국에 사과했다”며 “모든 단체에게 대회를 위한 촬영을 존중하라는 권고문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편, 카타르 월드컵은 개막 이전부터 인권 침해 등 수많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대회 건설 현장에서 열악한 근무 여건 탓에 외국인 노동자 6500여 명이 사망하고, 시간당 1.5달러 수준의 저임금으로 노동 착취 논란이 제기됐다.
또, 칼리드 살만 카타르 월드컵 대사가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이라고 발언해 성소수자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