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美 하원의장, 20년만에 민주당 지도부서 물러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회 의장이 자신이 소속된 민주당 지도부에서 물러난다. 20년 만에 1인자 자리에서 떠나는 그는 당내 세대교체 필요성을 피력했다.

펠로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 나서 내년 1월 개원하는 의회에서 하원 민주당 지도부에 입후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대담하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새로운 세대가 민주당을 이끌 때가 왔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1987년 캘리포니아주 하원 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03년부터 약 20년에 걸쳐 하원 민주당 지도자 임무를 수행했다. 2007년에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하면서 여성 최초 하원 의장에 취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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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버락 오바마 정권에서 의료보험 개혁법안을 주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코로나19 경제대책법안 마련 등을 위해 노력했다.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그는 지난 8월 대만을 방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하원 의장으로 이름을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펠로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대립 관계를 형성했다. 민주당 지도자로서 공화당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됐다. 지난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를 자인한 괴한이 자택에 침입해 펠로시 의장의 남편에게 중상을 입히기도 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퇴진 발표로 하원 민주당은 오는 30일 지도부 선거를 할 예정이다. 후임으로 하킴 제프리스 뉴욕주 하원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기 하원의장은 지난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탈환한 공화당으로 넘어간다. 공화당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펠로시 의장 뒤를 이을 공산이 크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