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방역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 시민이 길거리에서 손발이 묶인 채 무릎 꿇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하이주구(區)에서 23세의 두 여성이 방역 요원들에게 강제로 제압당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을 통해 확산됐다. 하이주구는 광저우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지난달 29일부터 봉쇄된 상태다.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배달음식을 받으러 코로나19 통제 검문소 밖을 벗어나려다가 방역 요원에게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여성들이 방역요원과 실랑이를 벌이자 주변에 있던 다른 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달려들어 두 사람의 손발을 묶고 무릎 뒤를 발로 차며 바닥에 꿇렸다.
이 모습을 주변에 있던 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서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됐고, 웨이보에서 조회수 2억 6000만여 회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현지 경찰은 두 여성이 지난달 30일 이래 PCR 검사를 받지 않아 건강코드가 이동 제한을 요구하는 ‘황색’인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들 손을 들어준 네티즌들은 “여성들이 일부러 소란을 일으켰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역 요원들을 모욕했으니 저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방역 요원들이 여성들을 심하게 대했다며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잘못을 했다면 공안실로 데려갔어야 한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손과 발을 묶고 무릎 꿇리는 일이 당연한 것인가” “전염병을 이유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느냐” 등 여성들을 두둔했다.
한편,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표방하며 강력한 봉쇄 정책과 방역을 이어가자 국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가정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 소독하는 방역 요원들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코로나 봉쇄 정책에 반발한 광둥성 광저우의 시민들 수백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과격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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