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이홍경·이용민·이호춘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차세대 배터리의 안정성 및 수명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신개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액상 전해질을 동적상태로 만들어 차세대 리튬금속전지의 난제인 덴드라이트 성장 문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기차 등 대부분의 상용화된 배터리는 음극으로 흑연계 전극을 사용한다. 흑연계 음극은 배터리 내부에서 많은 무게와 부피를 차지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리튬금속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음극재다. 그러나, 리튬금속음극을 상용화하기에는 리튬 배터리의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쌓이는 나뭇가지 모양 결정체 '덴드라이트(Dendrite)'가 생성되는 문제가 걸림돌이다. 이는 전해질 내 이온 전달 현상에 매우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이온 수송 속도가 빠를수록, 균질성이 향상될수록 덴드라이트 억제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전지 내에 정적인 전해액을 동적상태로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외부 자기장에 감응하는 나노 크기의 교반 막대(NSB)를 제작하고 이를 전해액에 첨가, 미세 대류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외부에 회전 자기장을 인가하면 원격으로 동력을 전달해 전해액 전반에 걸쳐 분포된 NSB를 회전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빠른 이온 수송을 도모했고 이온 확산을 기존 대비 약 32%가량 줄일 수 있어 균일한 이온 수송이 가능했다.
NSB와 외부 자기장 인가를 통해 구현된 동적 이온 수송은 덴드라이트 형성 및 성장을 억제시키는데 효과적임이 높은 충전 속도에서도 검증됐다. 다양한 전해액에 첨가했을 때도 동일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전해액으로 리튬금속전지 제작 후 외부에 회전자기장을 인가하면서 구동시키게 되면 기존 대비 수명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홍경 교수는 “자성나노입자를 통해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동적인 전해액을 구현하고 전해액 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개념 전해액 시스템”이라며, “액상 전해질을 사용하는 다양한 전기화학 시스템에 즉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기초연구실 및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사업, 포스코청암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재료공학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포지논문에 선정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