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7000만원 후반대까지 하락했던 서울 개인택시 시세가 이달 기준 9000만원 초반대까지 치솟았다. 개인택시 양수 기준이 완화된 이후 사상 최고치다. 개인택시 부제(강제 휴무제) 해제와 기본요금 인상안 등 택시 승차난 해소와 공급 안정 대책이 속속 발표되면서 택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22일 개인택시 중개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개인택시 면허(번호판) 평균 매매 가격은 915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1월 790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개인택시 시세는 1250만원이나 급등했다. 영업용 중고 차량을 포함한 거래 시 1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서울 개인택시 시세는 양수 기준이 완화된 작년 초 9000만원대에 진입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플랫폼 종속화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의 영향으로 8000만원대 아래로 하락했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택시 공급난 대책이 속속 발표되며 이달 개인택시 시세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택시 중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하고 서울시도 내년부터 택시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개인택시 운행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택시 대책이 시행되자 내놓은 매물까지 거둬들이는 추세라 시세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 개인택시 운행 대수는 4만9000여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심야에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는 이달 10일부터 개인택시 3부제를 45년 만에 폐지했다. 3부제 해제로 운행할 수 있는 날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개인택시 시세도 상승세를 탔다.
2019년 2월 이후 4년 만의 택시 기본요금 인상도 개인택시 시세가 급등한 이유다. 그동안 택시요금 인상이 제한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택시 운행 대수 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됐다.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택시 심야할증 및 요금조정 결정안 심의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부터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된다. 기본요금 주행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0.4㎞ 줄어든다. 당장 12월 1일부터는 심야 할증 요금 적용 시간이 기존 자정부터 오후 4시에서 오후 10시에서 오전 4시로 바뀌고, 최고 할증률은 20%에서 40%로 늘어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우티(티맵모빌리티·우버) 등 택시 플랫폼 업계도 정부의 규제 개선에 따라 택시 탄력 호출료를 인상하는 등 기사들의 인센티브 확보에 동참한다. 업체별로 심야에 3000원이던 호출료를 최대 4000~5000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수십 년간 유지됐던 부제 제도의 폐지와 기본요금 인상안 등이 개인택시 조합원들의 운행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합원들에게 야간 운행 참여를 독려하는 등 조합도 서울시의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에 적극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