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임팩트 재단, '장애인 생애주기' 장기 연구 돕는다

서울대 김승섭 교수 연구비 지원…첫 5년간 연구비 35.3억원 지원
장애인과 그 가족 모두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변화를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 목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는 서울대학교와 연구지원협약을 맺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김승섭 교수의 '사회적 환경과 조기노화: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의 부모 연구' 장기 연구를 위한 연구비 35억 3000만원을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브라이언임팩트 재단은 서울대학교와 지난 18일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김승섭 교수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적 환경과 조기노화 연구 지원 체결식'을 진행했다.

지난 18일 진행된 사회적 환경과 조기노화 연구 지원 체결식에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김승섭 교수(왼쪽)과 브라이언임팩트 재단 김정호 이사장이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진행된 사회적 환경과 조기노화 연구 지원 체결식에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김승섭 교수(왼쪽)과 브라이언임팩트 재단 김정호 이사장이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승섭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체장애인과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의 부모 각 집단별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20년 간 추적 관찰을 통해 이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조기 노화를 포함한 건강 상태를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광범위하게 연구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삶과 건강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연구가 매우 드문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브라이언임팩트 재단은 이번 프로젝트의 첫 5년 연구비용인 35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의 '대한민국 장애인 등록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264만4700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한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더 많이 아프고, 더 빨리 사망한다. 장애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68.0세로, 비장애인(84.4세) 대비 16.4년이나 짧다. 이뿐만 아니라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당뇨, 암, 뇌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각기 1.5배, 3.8배, 4.0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한국 장애인이 처한 사회적 환경 역시 비장애인에 비해 열악한 편으로, 장애인 가구의 42.9%가 빈곤 가구로 분류되며, 이는 전체 가구 빈곤율(20.8%)의 2배가 넘는다.

김승섭 교수팀은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의 부모가 어떠한 사회적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그 환경이 신체 건강(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정신 건강(자살 행동, 우울 증상 등), 건강 행동(흡연, 음주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심층 인터뷰, 국가간 정책 비교, 역학연구, 생체지표 측정 등의 방법을 통합적으로 이용해 연구를 진행한다. 다학제적 연구 방법을 이용한 장기간 추적관찰을 통해 고용, 교육, 주거를 포함한 사회적 환경이 장애인과 그 가족의 생물학적 조기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예정이다.

김승섭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의 삶과 건강에 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브라이언임팩트 재단이 이번 연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결정해 주어서 감사함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및 이들에 대한 돌봄 부담을 전가 받는 가족들의 삶을 보다 장기적으로 심도 깊게 들여다보고, 과학적인 근거 마련을 통해 모두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로 변화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연구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은 “이번 연구가 우리 사회에서 낙인과 차별로 고통 받는 장애인과 그 가족이 경험하는 사회적 환경 및 그로 인한 영향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정책 및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환기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