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지에서 월드컵 관련 뉴스를 전하던 아르헨티나 기자가 생방송 중 소지품을 도난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이브닝스탠더드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방송 ‘토도 노티시아스’(TN) 소속 도미니츠 메츠거 기자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일인 20일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던 중 소지품을 도둑맞았다.
메츠거 기자는 이날 푸른색 크로스백을 메고 지나가는 시민과 인터뷰를 했으며, 관중들 사이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을 마치고 물을 사기 위해 지갑을 꺼내려던 그는 가방이 열려 있는 것을 확인했고, 안에 든 소지품이 도난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가방 안에는 서류, 돈, 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이 들어있었다.
그는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카타르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여겨지던 곳에서 지갑을 도난당했다”며 “단순 절도였기 때문에 다친 곳은 전혀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절도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담기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춤을 추며 가까워진 틈을 타 (절도범이) 물건을 훔친 것 같다”고 추측했다.
메츠거 기자는 도난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아갔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를 전담할 여성 경찰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경찰이 “걱정마라. 언젠가는 그것(지갑)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이후 여성 경찰이 나타나 그의 신고를 받았다.
그는 경찰로부터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도둑이 추방되길 원하는지, 5년의 징역형을 받기를 원하는지 물은 것이다. 메츠거 기자는 “(질문을 받고) 소름이 돋았다”며 “나는 그냥 물건을 돌려받고 싶었다. 심판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 취재진이 취재 도중 ‘나쁜손’ ‘어깨빵’ 등 수난을 당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유명 유튜버이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KBS 리포터로 활약하고 있는 ‘이수날’(본명 정이수)은 개막식 당일 현장에서 의도적으로 취재를 방해하는 외국인 무리에 당황했다.
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보면 리포팅을 준비하는 그의 옆으로 외국인들이 노래를 부르며 다가온다. 특히 한 외국인은 노래를 부르며 이수날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무례한 행동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꿋꿋이 리포팅을 이어가는 이수날의 앞으로 담배를 문 외국인이 다가와 어깨를 치고 가기도 했다.
개막 전 15일에는 덴마크 방송 TV2의 라스무스 탄톨트 기자가 생방송 중 보안요원들로부터 저지받는 일도 있었다. TV2 측에 따르면 보안요원들은 외신기자증과 촬영허가서를 보고도 촬영을 제지했고, 급기야 “카메라가 파괴될 수도 있다”는 직설적인 말도 했다.
이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카타르 월드컵 최고위원회가 사과했지만 계속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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