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일론 머스크와 화상 면담을 하고 테슬라가 추진하는 '기가팩토리'(Gigafactory)를 한국에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테슬라는 아시아 지역 완성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우리나라 등을 고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영상 면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인도네시아 발리 B20 서밋 참석을 계기로 머스크 CEO와 대면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 CEO의 출장이 취소돼 이날 영상 면담을 진행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테슬라가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들었다”며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산업생태계와 투자 여건을 설명하고 투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글로벌 첨단 혁신기업의 한국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가 있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개혁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단기업 투자유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후보 국가 인력 및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테슬라는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 관련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과의 공급망 협력도 대폭적으로 확대해 2023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부품 구매금액이 약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실은 머스크 CEO가 한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적극 투자 의지도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독자 기술로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언급하며 “한국이 우주경제 시대를 열기 위해 우주·항공 스타트업 육성 및 인력양성,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 등 우주산업 경쟁력 강화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스페이스X와 한국 우주산업 기업의 협력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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