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기블리 프라그먼트'는 준대형 세단 '기블리'에 특별함을 더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이다. 차량 곳곳에서 기존 기블리와 구별되는 디자인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한층 더 고급스러워 만족감을 줬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해 기블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도 갖췄다.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은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가 세계적 스트리트 패션 선구자로 꼽히는 후지와라 히로시와 협력해 제작했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양측은 세계적으로 단 175대만 제작했고 국내에는 15대만 배정됐다. 색상별로 '오페라비앙카' 5대, '오페라네라' 10대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5대 팔렸다.
시승차는 오페라네라로 유광 블랙 색상이다. 기존 모델과 디자인 차이는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전면부 프론트 그릴부터 남달랐다. 강인한 디자인에서 우아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기존 마세라티 튜닝 포크 모양의 세로 바가 없어졌고 대신 격자 무늬 그릴이 들어갔다. 중앙에 위치한 트라이던트 로고는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그릴 우측 하단에는 '프라그먼트' 브랜드 네이밍을 적어넣었다.
C 필러에는 기존 트라이던트 로고 대신 프라그먼트 번개 로고 배지가 위치한다. 에어벤트는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블루컬러가 적용됐으나 오페라네라 모델은 화이트 컬러로 마감했다. 또 20인치 우라노 매트 블랙 휠을 적용해 차별화했다.
실내 디자인도 신경을 썼다. 프리미엄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에 은색으로 스티칭을 넣어 대비감을 줬다. 헤드레스트에는 자수로 넣은 마세라티 트라이던트 로고가 자리한다. 안전벨트는 다크블루 색상으로 포인트를 줬다.
성능과 효율도 뛰어나다. 파워트레인은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조합이다. 변속기는 콰트로포르테와 르반떼 모델과 동일한 ZF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했다. 엔진은 4기통이지만 성능이 가솔린, 디젤 모델 못지않다.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m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255㎞/h이며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5.7초가 소요된다. 일상 주행을 하는 데 있어 가속 성능이 답답한 느낌은 없다.
국내 인증 받은 복합연비는 8.9㎞/ℓ다. 고속도로에서는 13~14㎞/ℓ대 연비를, 도심 주행에서는 9㎞/ℓ대 연비를 기록했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가속 시에는 추가적 부스트를 제공하고, 제동·감속 시에는 에너지를 적절히 회수해 효율을 높여줬다.
고성능 차량에 맞게 고성능 브레이크도 갖췄다. 100㎞/h 속도에서 약 35.5m 이내의 제동력을 자랑한다. 앞 차축에 브렘보6 피스톤 고정형 캘리퍼와 듀얼 캐스트 360×32㎜ 벤티드 디스크, 뒤 차축에 브렘보 4 피스톤 고정형 캘리퍼와 345×28㎜ 벤티드 디스크를 장착했다.
안전 운전을 고려한 시스템도 차량에 적용했다. '마세라티 세이프티 프로그램(MSP)'은 다양한 센서를 사용해 위험요소를 조기에 감지하고 적극적 제어에 개입한다.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엔진 토크 출력을 줄이고 밀리초 단위로 차량의 안정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량을 멈춰 세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은 포기하지 않았다.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역학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공명기를 활용해 브랜드 특유의 포효하는 듯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마세라티의 배기음은 연비를 포기하고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고RPM에서 기어를 변속하고 싶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기능 구현 수준도 만족스럽다.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차량 스스로 가·감속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기능은 고속도로에서뿐 아니라 도심 구간 정치 시 핸들과 페달 조작을 최소화해 운전 피로감을 덜어줬다. 고급차인만큼 무리한 끼어들기 차량이 적어 운전하기에 더 편했다.
스마트폰 무선 연결도 지원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갤럭시, 아이폰 모두 선 없이 차량과 연결해 '티맵' '카카오내비' '유튜브 뮤직' '멜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사운드 시스템은 프라그먼트 에디션의 경우 기본 사양이 10개의 스피커와 900W 앰프를 장착한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다. 8개의 스피커를 갖춘 280W 시스템인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사양이다. 바워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가격은 1억6260만원이다. 마세라티는 프라그먼트 전용 저금리 금융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