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천안공장에 지름 46㎜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조립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지름 46㎜ 배터리는 테슬라가 차세대 원통형 규격으로 채택한 제품이다.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에 이어 테슬라 협력사로 진입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SDI는 천안 사업장에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 조립 라인을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주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내년 1분기에 라인이 구축되고 상반기 중에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배터리 형태는 조립 공정에서 결정된다. 지름 46㎜를 확정했고 높이는 테슬라 규격의 80㎜와 120㎜ 등 다양한 규격을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립 공정 장비 공급에 코엠, 하나기술, 필에너지 등 장비 회사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코엠과 필에너지는 권취장비, 노칭장비 등 조립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권취기와 노칭기는 배터리 전극 소재를 일정 크기로 자른 뒤 롤 형태로 감는 역할을 한다. 하나기술은 롤 모양 배터리 구성품을 원통형 케이스에 집어넣는 패키징 조립장비를 생산한다. 조립 장비부터 배터리 성능과 원가 경쟁력이 결정된다. 조립 장비에 이어 배터리 숨을 불어넣는 화성 공정 장비 공급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46㎜ 배터리의 고객사 제품 승인을 앞당기기 위해 기존 천안 생산라인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립 라인 이전 단계인 전극 라인은 천안공장 생산라인을 활용하고 46㎜ 배터리 조립 생산 라인만 따로 구축한다. 충남 천안에 기존 라인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시설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파일럿 라인에는 약 3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가 46㎜ 배터리 생산에 나서면서 완성차 고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6㎜ 배터리 적용 계획을 공식화한 업체는 테슬라가 유일하다. 테슬라는 2020년 지름 46㎜와 높이 80㎜의 4680 규격을 처음 채택했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 높이 70㎜) 배터리보다 용량을 5배, 출력을 6배 올린 고용량 배터리다. 생산 비용은 기존 제품보다 14% 줄어든다.
테슬라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2170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이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도 4680 배터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