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공동 투자 브랜드 '아이픽'(iPICK)을 공개하고 총 3000억원 규모 이상으로 투자한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주최의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지미콘 2022) 기조 발표를 통해 “IPTV 3000만 가입자를 위해 엄선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K-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한 버팀목이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3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통해 그동안 260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100여 콘텐츠 제공사업자(CP) 대상 프로그램 사용료 위주의 연간 2조원 규모 자금 공급에서 나아가 콘텐츠 선투자자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IPTV 3사의 포부다. 콘텐츠 기획·제작 단계에서 선투자로 마중물을 지원, K-콘텐츠 시장 재원 확대에 이바지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콘텐츠에 맞서 경쟁력을 기른다는 복안이다.
IPTV 3사는 아이픽을 통해 콘텐츠 제작사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IPTV는 선투자로 콘텐츠를 확보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제작사와 창작자는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과 유통 창구, 지식재산(IP)을 확보하며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 확립을 목표로 한다.
공동 투자는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독점 계약 체결이 아니라 상호 합의에 따른 계약을 표방한다. 제작사가 우수 IP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IP 기반 신사업 기회를 가지며, 창작자에 충분하게 분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IPTV 3사가 공동 투자하는 콘텐츠는 아이픽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외부에 공개한다. IPTV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에 준해서 이용자 접근성을 확대하고, 플랫폼 내 마케팅 지원과 아이픽 특별 편성관을 운영하는 등 3사 공동 마케팅 지원도 펼칠 예정이다.
김 CO장은 “IPTV는 콘텐츠 밸류체인 구성원인 '창작자-제작자-플랫폼'이 권리를 공유하고 상생하는 방식으로 공동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웨이브·티빙 등 K-OTT나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으로 참여를 확장, 규모감 있고 영향력 있는 콘텐츠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픽을 통한 투자는 국내 PP와 CP가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가 대상이다. IPTV방송협회와 IPTV 3사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해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콘텐츠 전문가가 포진한 외부 자문단과 운영위원회 평가를 통해 선정한다.
기존 IPTV 3사는 OTT의 콘텐츠 독점 계약 여파로 국내 개봉 영화의 85~90%, 국내 방송되는 드라마 80% 이하 콘텐츠만 주문형비디오(VoD)로 공급받고 있었다. IPTV 가입자는 OTT에 가입해야 모든 VoD를 볼 수 있는 장벽이 생겼고, IPTV 콘텐츠 다양성이 저하되는 요인이 됐다는 판단이 3사의 협력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