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말 GS그룹에서 독립한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GS ITM이 체질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16년간 유통, 정유, 금융, 교육, 공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축적한 IT 역량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으로 전환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2020년 자체 클라우드 브랜드 '유스트라(U.STRA)'를 론칭한 이래 IT 서비스 관리와 내부회계부터 웨비나까지 폭넓은 영역에 걸쳐 신규 솔루션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사관리 통합 솔루션 '유스트라 HR(U.STRA HR)'는 GS ITM이 지향하는 SaaS 비즈니스를 가장 잘 드러내는 제품이다.
◇기능 모듈화부터 대면 컨설팅까지 고객 목소리에 집중
GS ITM이 13개월의 개발과 테스트 기간을 거쳐 6월 선보인 유스트라 HR는 인사, 근태, 보상, 평가 등 모든 인사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솔루션이다. 다수 기업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며 수행한 시장 조사와 고객 인터뷰에서 영감을 얻었다.
유스트라 HR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기능을 모듈화했다는 점이다. 사용하지 않는 기능까지 도입해 무겁고 불편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인사담당자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인사관리 기능을 제공해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선택적 사용이 가능한 모듈 방식을 채택했다. 온·오프 방식으로 기업 규모와 상황에 맞는 기능만 활성화할 수 있으며, 신규 기능을 추가할 때도 별도 준비가 필요하지 않아 인사관리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데이터 신뢰성 역시 유스트라 HR의 차별점이다. GS ITM은 인사관리, 그룹웨어, 전사자원관리(ERP) 등 다양한 시스템 환경 간 데이터 연동이 어려워 수기 입력이 늘어나고 데이터가 불일치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했다.
다수 현장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연장근무, 시급제 계산 등 다양한 근태 방식을 엑셀로 집계하다 보니 데이터 정확성이 떨어져 급여 시스템과 연계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보였다. 유스트라 HR는 기능과 시스템 간 확장성을 높이고 데이터 연동을 정교화했다.
뿐만 아니라 10개 이상 근태 유형 관리를 지원하고 급여 시스템에 쉽게 연계할 수 있도록 해 현장 고민까지 해결했다. 데이터 신뢰성을 높여 수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절감함은 물론, 근태와 급여 데이터까지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직관적인 솔루션 제작에도 공을 들였다. GS ITM CEO 직속 디자인센터에는 “고객이 헤맬 일 없는 솔루션을 만들라”는 정보영 공동대표의 특명이 떨어졌다. UI·UX 전문 디자이너가 모든 기능을 사용자 관점에서 점검해 기능 구조와 메뉴 체계를 새롭게 정비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관리자 화면을 연상케 하는 투박하고 의미 없는 디자인 대신, 간결한 디자인 요소를 사용해 화면의 복잡도를 줄이고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현했다. 자체 제작한 전용 인터페이스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작업 기간을 단축했으며, 고객사 아이덴티티에 특화된 디자인까지도 빠르게 제공한다.
IT 서비스 기업답게 섬세한 서비스 요소도 추가했다. 인사담당자를 위한 대면 컨설팅 서비스를 마련한 것이다. 온라인 교육이나 채팅만으로는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실무자의 고충을 반영해 최대 5회에 걸쳐 기업에 직접 방문해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한다.
고객지원 차원에서 도입한 서비스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다. 유스트라 HR를 도입하는 기업의 90%가 대면 컨설팅을 신청했다.
GS ITM 관계자는 “아무리 쉬운 인사관리 솔루션이라고 해도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인사담당자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며 “대면 컨설팅 때문에 유스트라 HR를 선택했다는 고객도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편의성 극대화한 성과관리 시스템으로 시장 공략 박차
GS ITM은 기업 연말평가 준비 시기에 맞춰 유스트라 HR에 성과관리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며 인사 솔루션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시중의 주요 성과관리 솔루션이 평가 기능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 주목해 연속성 있는 목표와 성과관리 시스템에 주안점을 뒀다. 다양한 평가 방식과 조직 체계를 모두 지원하는 범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성과관리가 어렵고 복잡하다는 선입견을 깨는 것이 우선이었다. 10명 이하 소기업에 갓 입사한 인사담당자도 곧바로 성과평가를 준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클릭 평가 생성 기능을 통해 성과평가, 역량평가, 다면평가, 종합평가 등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조직 개편이 잦은 기업도 성과평가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신규 평가집단 구성, 선택적 평가방식 적용, 개인별 수정 기능을 추가했다.
조직 규모와 업종, 구성 등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자가 최대한 많은 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옵션을 세분화했다. 평가 기준 설정 시 유스트라 HR가 제공하는 1000여개 표준 핵심성과지표(KPI)와 200개 이상 역량지표를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기업에 해당되는 공통지표는 물론 산업 특성을 반영한 업종별 지표까지 제공돼 더욱 편리하다. 유연성을 극대화한 평가관리 옵션을 사용하면 태스크포스(TF)나 프로젝트 부서 등 애자일한 조직의 성과평가도 용이하다. 중간 점검과 마일스톤 기능은 체계적 수시 코칭과 피드백을 가능하게 한다.
성과관리 시스템을 업데이트한 지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시장 호응이 높다. 인사 시스템을 당장 교체할 수는 없지만 성과관리 시스템만이라도 도입할 수 없냐는 문의까지 쇄도면서 GS ITM은 성과관리 시스템을 별도 구독형 서비스로도 제공하고 있다. 쉽고 편리한 성과관리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이미 20개 이상 기업이 성과관리 도입 상담을 요청했으며, 그중 절반이 계약을 체결했거나 확정 단계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성과관리 시스템 도입이나 교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고객 증가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스트라 HR 중심으로 HR 생태계 조성
유스트라 HR를 출시 5개월 만에 콘텐츠, 교육, 패션, 뷰티, 에너지, 보험 등 분야에서 고객을 확보하며 순항 중이다. SaaS 고객이 늘어남과 동시에 구축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커지며 GS ITM의 효자 제품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금융, 방위산업 등 데이터 보안에 민감한 업계에서도 유스트라 HR 데모 시연을 접한 이후 구조와 디자인적 장점을 그대로 살린 구축형 서비스를 요청하고 있다.
GS ITM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커스터마이징형 SaaS'로 숨어 있는 고객까지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구축형 수준의 커스터마이징을 필요로 하나 일시적인 비용 지출이 부담스러운 기업에는 유스트라 HR 기반 상세 커스터마이징을 권유한다. 기업마다 요구사항이 상이한 복리후생, 통계 등 기능도 커스터마이징 범위를 확대해 개별 요구에 맞는 맞춤형 SaaS 형태로 제공한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인사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영어, 일본어 등 다국어 시스템 지원과 동시에 SaaS 시장이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는 일본 시장 공략도 준비한다. 근태, 급여 등 인사관리 핵심 기능 현지화를 위해 일본의 세법과 노동법 등을 반영한 개발 및 구축을 진행 중이다. 전자계약 기반 페이퍼리스 서비스, 유연근무와 임금피크제를 포함하는 근태관리 기능,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 등을 통해 일본 기업의 인사관리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스트라 HR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 경영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HR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인사, 성과, 평가, 급여, 역량 등을 아우르는 인사관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성, 통합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성공적 인재 경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채용, 교육, 배치, 양성, 보상 등 인적자원 관리 프로세스를 체계화한 인재 관리 시스템, 사내 비대면 행사 운영이 가능한 행사 플랫폼 '유스트라 마이스(U.STRA MICE)' 등을 함께 지원할 예정이다.
또 IT 서비스 관리 솔루션 '유스트라 ITSM(U.STRA ITSM)'과 연계를 통해 인적 자원과 시스템 자원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김진기 GS ITM 서비스사업센터장은 “유스트라 HR는 인사 기능 도입과 프로세스 정립을 넘어 기업 문화까지 담아내는 솔루션을 지향한다”며 “모든 기업의 영원한 과제인 인사관리를 중심으로 조직의 주요 자원에 대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