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BlockFi)가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3대 암호화폐거래소 FTX 파산의 여파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블록파이가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에 위치한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한때 블록파이를 도산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준 FTX의 지원이 되레 유탄이 됐다.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블록파이의 채권자는 10만명이 넘고, 상위 10명 채권자에게만 12억달러(약 1조 5957억원)를 빚진 것으로 추산된다. 블록파이는 파산보호 신청의 직접적 배경으로 FTX 붕괴를 꼽았다.
2017년 설립한 블록파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급속 성장에 따라 몸집을 불리다 지난 6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 급락으로 한 차례 유동성 위기를 맞고, FTX 등의 지원으로 급한 불을 껐다.
당시 블록파이는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4억달러(약 5319억원) 상당 한도대출을 받았다. 동시에 블록파이는 FTX에 자산을 맡기고,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의존도가 깊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11일 FTX의 파산 신청이 블록파이를 직격했다. FTX가 파산하자 블록파이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최근엔 고객의 자금 인출도 중단했다.
블록파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블록파이는 140억~200억달러(약 18조6172억~26조596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담보로 받고 75억달러(약 9조9735억원)를 고객에게 대출했다. 업체 측은 현재 보유 현금이 2억5700만달러(약 3418억원)라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