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그룹이 내년 대어급 전동화 신차 공세를 예고했다. 북미와 유럽,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 중인 현대차그룹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가장 주목되는 신차는 이달 토요타가 공개한 5세대 '프리우스'다. 1997년 데뷔한 프리우스는 지난 25년간 누적 판매량 505만대를 기록한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HEV) 모델이자 가장 성공한 전동화 모델이다. 올 연말 HEV 모델 출시에 이어 내년 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를 시작한다. 신형 프리우스는 국내외 시장에서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투싼 등 현대차 준중형급 전동화 모델과 직간접 경쟁이 예상된다.
디자인을 정갈하게 바꾼 신형 프리우스는 2세대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저중심 설계를 거쳤다. 신형 프리우스 HEV는 최신 병렬형 시스템을 탑재했다. 기존과 비슷한 연비를 유지하면서 시스템 최고출력을 1.6배 높인 144㎾(193마력)로 개선해 주행 성능을 강화했다.
전기차에 준하는 성능을 갖춘 프리우스 PHEV 모델도 주목된다. 고효율 엔진과 고출력 배터리를 조합해 164㎾(223마력)의 시스템 최고출력을 갖췄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6.7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한다. 전기 모드 주행거리도 기존보다 50% 늘었다. 국내에서도 신형 프리우스 공개 소식이 전해지며 딜러들에게 차량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 역시 5세대로 완전 변경을 거쳐 내년 판매를 본격화한다. 1998년 출시 이후 350만대 이상 팔린 렉서스 전동화 전략 핵심 모델로, 국내 최초 HEV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했다.
상품성을 높인 신형 RX는 렉서스가 주력하는 준대형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제네시스 GV80 등과 직접 경쟁한다. GA-K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신형 RX는 HEV 모델 350h 외에 전기차처럼 충전이 가능한 PHEV 모델 450h+,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운전자를 위한 터보 HEV 500h를 제품군에 처음 추가한다.
렉서스가 개발한 전용 전기차 'RZ'도 내년 주요 시장에 데뷔해 제네시스 전기 SUV 모델인 GV60, GV70 전동화 모델과 맞붙는다. RZ 450e는 SUV 형태 차체에 두 개 e-액슬이 작동하는 다이렉트4 시스템을 처음 탑재했다. 네 바퀴 접지력 균형을 조정해 구동력을 스스로 배분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71.4㎾h 배터리를 탑재해 유럽 WLTP 기준 400㎞를 주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품성을 강화한 전동화 신차들은 내년 국내에도 속속 투입돼 한국토요타자동차 부활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10월 토요타와 렉서스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1만1055대로 작년 동기 대비 17.9% 감소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최근 토요타와 렉서스가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전동화 모델 투입을 예고했다”면서 “내년 렉서스 RX와 RZ 국내 출시를 확정했고, 프리우스 도입도 본사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