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활화산인 미국 하와이의 마우나 로아 화산이 38년 만에 다시 분화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현지 시각으로 27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각 28일 오후 6시 30분)께 해발고도 4170m인 하와이 마우나 로아 화산 분화구에서 용암 분출이 시작됐다.
분화 15분 후 USGS는 기존의 화산활동 주의보를 경보로 상향하고, 항공기상 코드도 황색에서 적색으로 격상했다.
이날 분화한 마우나 로아는 하와이 섬(빅 아일랜드)을 구성하는 5개 화산 중 하나로, 지표면에 있는 가장 큰 활화산으로 불린다. 지난 1984년 분화를 마지막으로 잠잠하던 마우나 로나가 38년 만에 다시 분화를 시작한 것이다.
이번 분화로 하늘이 붉게 물드는 장면이 인근 주민에게 목격되는가 하면, 지구를 관측하는 위성의 적외선 카메라에도 열이 퍼져나가는 모습이 선명히 포착됐다.
USGS와 하와이 화산 관측소는 아직까지는 화산 정상부인 ‘모쿠아웨오웨오’ 부분에서만 용암 분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용암 흐름이 급변할 수 있어 주민들에게 대비책을 점검하라고 당부한 상태다.
공식 대피령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주거지를 떠나고 있어 당국이 대피소 2곳을 마련했다.
미국 기상청(NWS)은 “화산재가 날릴 수 있으니 호흡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실내에 있길 권한다”며 “화산가스와 미세 화산재, ‘펠레의 머리카락’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이 경고한 ‘펠레의 머리카락’은 금색의 얇은 유리 섬유를 말한다. 하와이 화산의 여신 이름인 ‘펠레’의 이름을 따 명명된 것으로 가스 거품이 터져 용암 표면이 가느다란 실처럼 늘어나면서 생긴다.
최대 60cm에 달할 정도로 길게 형성되는 ‘펠레의 머리카락’은 두께가 사람의 머리카락보다도 얇은 1마이크론밖에 되지 않아 바람을 타고 먼 거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그만큼 쉽게 깨지고, 조각 피부나 눈에 박힐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마우나 로아 화산은 1843년 이래 33차례 분출했다. 가장 크게 분출한 사례는 1984년 3~4월 일어났다. 1926년과 1950년 분출에서는 인근 마을이 파괴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