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수처리수, 반도체 공업용수로 재탄생”…환경부·경기도와 '맞손'

하수처리수 재이용수 공급계획에 따라 댐용수를 재이용 시설과 연계해 예비량을 기존 10%에서 20%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수처리수 재이용수 공급계획에 따라 댐용수를 재이용 시설과 연계해 예비량을 기존 10%에서 20%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환경부, 경기도 등 민관이 손잡고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재탄생시킨다. 5개 하수처리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업용수를 공급, '물부족'이라는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역량을 강화한다.

환경부는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정부 유관기관, 경기도 내 관련 지자체가 참여한 가운데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수원, 수지, 기흥, 동탄, 오산 등 5개 하수처리시설 처리수를 재생해 반도체 생산 등을 위한 공업용수를 하루 약 47만4000톤 공급하게 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광주광역시 시민들이 하루에 쓰는 수돗물 양(48만4000톤)에 필적한다. 댐 용수 공급을 대체하기 때문에 남강댐 저수용량 규모(1억8000만톤)에 버금가는 연간 1억7000만톤 용수 여유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이번 협약으로 하수 재이용수를 고도로 정수된 용수가 필요한 최첨단 산업인 반도체 공정에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하수 재이용 수요처 폭을 넓히는 등 공급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 등 지자체는 하수 재이용수 수요 기업으로부터 공급 비용을 받을 수 있어 지방 재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재이용시설 설치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수 재이용수를 공급받는 삼성전자는 ESG 경영을 실천하고 극한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물공급 제한 등 비상시 경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이용시설 규모 등 세부 실행계획은 추후 사업화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와 지자체간 협의를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 기술개발도 민관이 협력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번 하수 재이용수 광역 공급계획을 계기로 향후 충남 서부, 전남 남부 등 가뭄 취약 지역에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공급처인 지자체와 수요처인 기업을 연계할 수 있도록 환경부 주관 아래 광역 단위의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하수 재이용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안정적인 물공급은 국민 생활 안정과 기업 생산 활동에 가장 중요한 필수요건”이라며, “이번 협약으로 지속가능한 공업용수 공급뿐 아니라 물 여유량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극한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물부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하수 재이용사업을 확대하겠다”면서 “물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순수 기술개발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