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구축한 욕설·비속어 통합 데이터베이스(DB)가 인터넷 서비스 모니터링에 이용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이들 통합DB를 기반으로 인터넷의 욕설·비속어 등의 노출을 제한할 수 있는 'KSS'(KISO Safeguard System)를 개발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서 욕설·비속어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간으로 이를 판별하는 기능을 갖춘 솔루션이다.
KISO는 네이버와 카카오로부터 약 60만건의 욕설 DB를 제공받았다. 양사는 건강한 인터넷 문화 조성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각사가 축적한 욕설 DB를 KISO에 무상공여했다.
KISO 특별분과 산하 '자율규제DB 소위원회'는 이들 DB를 통합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기술적 보호조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최근 개발했다. 기존에는 욕설을 차단하기 위해 개별 업체들이 자체 DB를 구축해야 하고, 지속적인 유지 관리에 많은 비용이 소요됐다.
KSS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욕설 여부를 판단하며, DB에 포함된 변형 욕설도 필터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KISO는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신규 생성되는 욕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베타서비스를 진행한다.
이재신 KISO 자율규제DB 소위원회 위원장(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혐오 표현과 유해 콘텐츠의 유통을 제재하는 디지털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이 유럽에 도입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KSS와 같은 시도가 여러 플랫폼에서 필요할 것”이라며 “KISO는 앞으로 건전한 디지털 이용 환경을 만들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ISO는 2009년 출범한 자율규제 기구로 인터넷 포털과 커뮤니티, 챗봇 서비스 등 15개 인터넷 사업자가 KISO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그간 청소년 보호를 위한 음란물 및 유해 검색어 DB 구축을 비롯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