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시범서비스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당초 12월 1일 시범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온·오프라인 가맹점 등 현장에서는 애플페이 관련 인프라 구축에 분주해 이르면 이달 중 시범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시범서비스가 유력했던 이날 애플의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애플페이의 기능 활성화가 여전히 되지 않고 있다. 아이폰 지갑 앱은 애플페이, 멤버십, 입장권, 탑승권, 모바일 신분증, 증명서 등을 사용·관리하는 애플의 월렛 서비스를 말한다.
앞서 애플 애플페이 약관 시행일이 알려지면서 12월 시범서비스가 기정 사실화됐다.
아이폰 지갑 앱 내에서 일부 현대카드 상품을 등록할 수 있다고 명시된 약관이 유출된 여파다. 당시 약관에는 11월 30일 시행된다고 명시돼 12월 1일부터 효력이 발효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2월 현재 오프라인 대형 가맹점과 온라인 결제에서 애플페이가 연동됐다는 사례는 찾을 수 없다. 이는 금융감독원 애플페이 약관 심사가 늘어진 여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당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약관을 신청한 시점이 9월 초였지만, 금감원에서 업무가 지연됐고 이후 보완 등 협의가 길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11월에야 본격 심의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부서에 문의한 이슈가 있을지 모르지만, 약관심사가 접수된 것은 10월 말”이라면서 “지연은 사실이 아니며, 관련 부서와 유기적으로 협조해 상품 심사 여부를 빠르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적인 일정지연에도 애플페이 출시가 임박했다는 증거들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대형가맹점 중에는 국내 대형마트 중 하나인 롯데마트가 애플페이 도입을 앞두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는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애플페이 연동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애플페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 다만 현재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롯데하이마트가 시내 매장 일부에 NFC 단말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국내 굴지의 편의점 브랜드도 애플페이 인프라 구축에 들어갔다. 편의점 관계자는 “현대카드로부터 연말까지 인프라 구축을 요청받았다. 편의점 업계에서 애플페이 관련 인프라는 대부분 갖춰졌으며, 일부 미흡한 곳도 NFC 관련 동글을 설치하면 대부분 (애플페이)결제를 구현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 일부 시스템 개발과 더불어 실제 거래를 하면서 확인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전문이 제대로 가는지, 오류는 없는지 등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카페 업종에서는 이디야커피가 포함됐다. 이디야커피는 오는 23일까지 점주들에게 포스 결제 단말기 교체를 진행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무인주문기(키오스크)에 있는 결제단말기는 내년 교체할 것으로 공지한 상황이다. 다만 스타벅스는 언급을 피했다. 스타벅스는 “애플페이 관련 내부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대형 플랫폼 가맹점과 계약하고 있는 온라인 PG사는 12월 말 애플페이 서비스 시작이 가능하도록 현대카드로부터 요청받고, 인프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런 업계 동향에도 현대카드는 침묵을 지켰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