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개전 후 10개월째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서 탄약을 포함한 군수품이 바닥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나토 회원국은 155㎜ 포탄을 비롯한 거의 모든 종류의 탄약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155㎜ 포탄의 경우 독일 자주포 2000(PzH 2000), 미국 M777 곡사포 등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사용되는 무기에 필요한 탄약인 만큼 공급 부족은 병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토 회원국은 독일이다. 더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독일군에게 고강도의 지상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탄약이 고작 이틀분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토가 회원국에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려면 지상전에서 최소 30일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탄약을 보유해야 하는데, 독일은 이마저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쿠스티 살름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는 나토 회원국에 탄약의 필요성이 적었다는 점을 현 상황의 원인으로 꼽았다.
살름 장관은 "지난 20년 동안 나토의 국방 작전에는 탄약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곧 탄약의 적은 재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격의 중요성이 커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상황은 달라졌다.
나토는 지금까지 총알 수천만 발과 로켓탄 수만 대를 지원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나토가 제조할 수 있는 것보다 몇 배나 빠른 속도로 포탄을 소진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살름 장관은 "이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라면서 나토가 충분한 포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산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 소속 정치인 볼프강 헬미히도 "새 탄약 조달을 위한 창고가 필요하다"면서 "이미 존재하는 탄약 창고의 저장 용량을 무한정 확대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예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타임스는 전쟁 이후 치솟은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반도체 부족 등 어두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계획이라고 관측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