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산과 호수가 펼쳐진 근교 모텔. 어색하게 들어선 한 남자가 상대방의 첫 경험을 기대하며 '몸값'을 흥정한다. 남자가 화장실로 들어간 사이 여자는 복도로 나가 실적을 보고하고 그 사이 방은 경매장으로 변한다. 여자가 경매를 시작하자 남자는 역으로 자신의 '몸값'이 매겨지는 위기에 놓인다. 아버지를 위해 신장을 구해야 하는 또 다른 남자가 대가를 걸고 가까스로 낙찰을 받는 순간, 건물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속 이야기다.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대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뒤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바깥 세상과 완전한 단절이 만들어낸 아수라장 속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밟고 밟히는 사투가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이충현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 '몸값'을 원작으로 파격적인 소재 위에 '대지진' 세계관을 결합해 확장된 스토리로 재탄생된 스토리다.
티빙 '몸값'의 세계관 확장을 불러온 지진은 지구 내부의 활동과 판 구조 운동에 의해 순간적으로 방출된 지각 에너지가 지표면까지 도달해 지반이 흔들리는 자연현상을 의미한다. 해양지진으로 쓰나미를 유발해 대규모 피해를 발생시키는 '플레이트 지진', 내륙 산지나 사면붕괴·산사태 등을 발생시키는 '지각 지진', 마그마 상승에 의한 '화산활동 지진'으로 나뉜다.
지진 규모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정도나 피해도 다르다. 보통 리히터 규모 3.5 미만 지진은 사람이 감지하기 어려우나 예민한 사람은 멈춰있을 때 미세하게 느낄 수 있다. 규모 3.5에서 4.0 지진은 모든 사람이 감지하고 창문·전등이 흔들리는 수준이다.
규모 4.0~5.0에는 탁자 위 물건이 떨어지게 되며 규모 5.0~6.0은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규모 6.0~6.9 사이는 땅이 갈라지고 산사태가 발생하며 규모 7.0 이상이 되면 건물이 완전히 부서지기도 한다. 규모 8.0 이상은 심각한 건물 붕괴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해 있는 데다 환태평양 지진대와는 거리가 있는 편으로 판의 경계부에 비해 지진이 덜 발생하는 편이다. 한국 기상청이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87년 이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10회 발생했다.
'몸값'에서 경매가 한창이던 순간, 의사와 참가자는 원인 모를 흔들림에 불안해한다. 그러나 경매는 강행되고 얼마안가 토사가 밀려들면서 건물이 서서히 무너져가고 건물 한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 고립된 건물 속 탈출을 위한 악인들의 필사적인 혈투가 거듭 펼쳐진다.
원작 단편영화의 파격성에 '대지진'이라는 설정을 더해 한층 강렬하고 짜릿하게 재탄생한 '몸값'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