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정기국회 내 처리 '안갯속'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오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의 악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오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의 악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법정시한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이 정기국회 내 처리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맞물려 실제 처리여부는 불투명하다.

여야는 오는 8일과 9일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를 연다. 당초 여야는 법정 시한인 지난 2일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며 정국이 경색됐다. 이 과정에서 예산 삭감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이 오갔고 결국 김진표 국회의장은 1일과 2일 예정된 본회의를 모두 열지 않았다.

김 의장은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한 경우라도 모두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했다”며 “이번에도 정기국회 내에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복합경제위기 속에서 물가와 금리가 치솟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마저 부진한 상황”이라며 “민생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복지를 챙기면서,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야말로 국회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정치현안인 '해임건의안'보다 '예산안'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의장의 계획대로 정기국회 안에 예산안 처리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탄핵안 카드를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임건의안 철회 이후 곧바로 탄핵소추안을 상정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수용이 되지 않으면 정기회 안에 탄핵소추안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국면에서는 예산안 협상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민주당이) 8∼9일 이전에 탄핵소추안을 낼 텐데 탄핵소추안이 나온 상태에서는 예산이 타협에 이르기 어려울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양당 모두 예산안을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박 원내대표는 “양당 정책위 의장이 감액·증액 예산 부수 법안 등 관련 쟁점을 해소하기 위해 협의하기로 했다”며 “5일까지 정책위 의장들이 협의를 이어가고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원내대표들이 직접 나서서 남은 쟁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향후 예산 심사를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