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발 금리 인상, 국제 공급망 악화 등 세계 경제에 악재가 쏟아지면서 국내 기업 절반은 내년에도 심각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인에이치알 산하 사람인HR연구소가 최근 390개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더플랩HR서베이:2023 경제상황 인식과 HR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0%가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고 5일 밝혔다. 뒤를 이어 '약간 심각하다'는 답변이 46.2%로 총 96.2% 기업이 내년 경제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거나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 2.8%에 불과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55.1%), 중소기업(50%), 중견기업(43.8%) 순으로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아 여러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는 대기업이 상황을 좀 더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예상하는 복합 위기 지속 기간은 '1~2년'(52.3%), '2~3년 이상'(45%)으로 대다수(97.3%)가 1년 이상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복합 위기가 장기화하며 기업의 채용과 복리 후생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 경제상황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기업(378개사) 가운데 45.3%는 '채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보상·복리후생'(31.2%), '인사운영'(5.6%), '인재양성'(5.3%), '인사제도'(2.4%) 등 답변으로 이어졌다.
내년도 채용 계획에 대해 전체 기업의 36.7%가 채용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근소한 차이로 36.4%는 '올해 수준'을 예상했다. 반면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17.9%에 그쳤으며, 9%는 '미정'이었다. 특히 채용 중단 및 축소 응답은 대기업(47.8%)이 중견기업(40.6%)이나 중소기업(32.8%)보다 더 높아 대기업 중심의 신규 채용 축소 분위기가 감지됐다.
기업들은 내년 HR 분야의 주요 어젠다로 '인재확보'(65.9%, 복수응답)를 1위로 꼽았다. 뒤를 이어 '조직문화'(43.3%), '인력효율화'(43.1%), '성과관리'(40.5%), '보상정책'(32.6%) '인재양성'(30.3%), '인재검증'(24.1%) 등이 꼽혔다.
최승철 사람인HR연구소장은 “복합 위기 상황에서도 기업 경쟁력의 근본인 우수 인재 확보 및 인력 효율화를 고민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내년 전반적인 신규 채용 규모는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지라도 검증된 핵심 인재를 뽑고자 하는 수요는 오히려 증가해 기업들의 인재 전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사람인HR연구소, 380개사 조사
복합 위기 지속기간 1~2년 전망
기업 37% "올보다 채용 축소·중단"
보상·복리후생 영향도 31.2%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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