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대면 수업이 낯설게 느껴졌는데 이 공감유형을 통해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어요.”
경기 수원 창현고에서 진행된 아주대 VHEX랩(Virtual Experience Lab) '청소년 공감유형 진단과 유형별 교육을 위한 실감형 콘텐츠'에 참여한 박승훈 학생의 말이다.
이 학생은 “담임 선생님은 저를 잘 알고 조언도 해주시지만 이 콘텐츠는 일상생활에서 친구와 이야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제 성격이 친구와 잘 어울리는 긍정적인 성향으로 나왔는데 MBTI 검사보다 더 잘 맞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콘텐츠는 메타버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학생 공감유형 진단과 교육에 효과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균형 잡힌 시각과 공감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아주대는 지난달 창현고 남여 51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공감유형 진단과 유형별 교육을 위한 실감형 콘텐츠를 진행했다.
가상공간 내 학교에서 가상 친구가 본인이 처한 상황을 털어놓으면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감유형을 측정한다.
학생이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DM) 및 컨트롤러, 심박 측정기를 착용하면 콘텐츠 진행 준비가 끝난다.
청소년 공감유형 진단은 교실 책상 위 거울을 집어 자신의 얼굴을 비춰 캐릭터를 생성하면서 시작한다. 이야기는 교실·점심시간·체육대회 편 등 세 가지로 진행된다.
교실 편은 고민 있는 친구가 상담을 요청하는 부정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점심시간 편은 다른 친구를 소개받는 긍정 시나리오, 체육대회 편은 축구 경기에서 패한 요인을 따져보는 다수 부정 시나리오가 이어진다.
이 콘텐츠는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피부 전기전도도·심전도·호흡 등 생체센서를 통해 신체 신호를 측정하고 실제와 유사한 가상현실 환경으로 상황 경험, 멀티 모달 응답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기록해 높은 신뢰도를 갖는다.
이호균 교사는 “코로나19 이후 고등학교에 올라와 진행된 대면 수업에서 학생 중 일부가 우울감을 느끼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학생들이 있다”며 “이번 청소년 공감유형 진단을 진행해 본 결과 정교한 진단이 많은 도움이 됐다. 학생들 성향을 파악한 만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대 VHEX랩팀은 올해 진단된 공감 유형별 교육용 VR 콘텐츠를 게이미피케이션과 롤플레잉으로 대리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 또 청소년은 물론, 베이비부머와 성인 남녀 등 다양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진단과 상담을 위한 상황 시나리오, 가상 인간 기반 메타버스 VR 콘텐츠와 플랫폼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석혜정 아주대 미디어학과 교수(VHEX랩 연구책임자)는 “이번 창현고 참여로 학생이 실제 겪는 여러 상황과 반응 등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콘텐츠 보완을 통해 청소년 간 문제를 해결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주대 VHEX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주관하는 '2022 메타버스랩 지원사업'에 선정돼 '청소년 공감유형 진단과 유형별 교육을 위한 실감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수원=김동성기자 estar@etnews.com
아주대 VHEX랩, 수원 창현고서 학생 51명 대상 '청소년 공감유형 진단과 유형별 교육을 위한 실감형 콘텐츠' 진행
-
김동성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