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 유한양행은 내년 1분기에 허가 변경을 신청하고, 2차 치료제로만 처방되고 있는 렉라자의 1차 치료제(약물치료 시 가장 먼저 처방을 권고하는 치료제) 시장 진입을 노린다.
유한양행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렉라자 1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LASER 301) 세부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이보다 앞서 유럽종양학회(ESMO) 아시아 총회에서 공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로 대조약인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 투여군 9.7개월에 비해 유의미하게 무진행 생존 기간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 기간이란 치료제 투여 뒤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으로, 항암제 효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하위그룹 분석 결과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나 비아시아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에게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2차 평가변수인 객관적반응률(ORR)은 76%로 유사했으며, 반응지속기간(DOR) 분석 결과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9.4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8.3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 등록 후 18개월 시점에 레이저티닙 투여군 생존 비율은 80%, 게피티니브 투여군 생존 비율은 72%로 나타났다.
임상 책임연구자인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아시아권에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수가 늘고 특히 비흡연자에서 빈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세계 두 번째 3상 연구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하면서 많은 환자, 특히 아시아권 환자에게 의미 있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렉라자는 EGFR 변이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에서 1차 치료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3세대 치료제다. 유한양행이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한 후 2018년 얀센에 기술을 수출했다. 이번 임상 성공으로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선점하고 있는 국내 폐암 1차 치료제 시장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 이 시장은 연간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1차 치료제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다국가 임상 3상 성공을 통해 세계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1차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차 치료 적응증 추가를 위한 허가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며, 얀센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무진행생존기간 20.6개월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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