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자사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이프 카카오'에서 지난 10월 15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 원인 분석과 개선 사항을 직접 밝혔다. 부끄러운 치부임에도 투명하고 상세히 공개해 업계에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의지에서다. 특히 카카오는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의 고우찬 부사장을 필두로한 전담조직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7일 이프카카오 기조연설에서 남궁훈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은 '우리의 사회적 임무(Our Social Mission)'을 주제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남궁훈 소위원장은 “카카오는 인프라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고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고우찬 부사장을 영입했다”면서 “해당 조직은 기존 개발 조직에서 분리되어 별도의 상위 조직으로 존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소위원회 활동을 통해 가장 본질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카카오의 ESG 최우선 과제는 우리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 그 자체였다.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만들 때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는 그것을 다리라고 부를 수 없듯이, 카카오의 서비스도 '완성되지 않은 다리'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전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통신위원회, 소방청과 함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카카오를 비롯해 SK C&C, 네이버 등 3사에 시정조치를 1개월 내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반영해 내년 초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