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이 넘는 건설비가 투입된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이 한국과 브라질이 맞붙은 2022 월드컵 16강전을 마지막으로 철거에 들어갔다.
영국 더 선, 포르투갈 레코드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당국은 7일(현지 시간) 오전 974 스타디움의 방수포를 제거하고, 주변 지역을 청소하는 등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지하철 노선도에서도 해당 경기장 이름이 지워졌다.
지난 6일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이 이 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였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철거·개축되는 3개 경기장 중 가장 먼저 해체 작업에 돌입한 경기장이다.
974 스타디움은 카타르 월드컵만을 위해 만들어진 친환경 임시 경기장이다. 카타르 국가전화 국가번호에서 착안해 974개의 선적 컨테이너와 재활용이 가능한 건설자재로 만들어졌다. 다른 경기장들과 달리 유일하게 에어컨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수용 인원은 4만 4089명이다.
건설 당시 카타르 당국은 ‘친환경’과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정확한 건설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다른 경기장이 적게는 3억 달러에서 많게는 9억달러 가까이 투입된 만큼 최소 3억 달러(약 4000억원) 가까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체 후 경기장에 활용된 974개의 대형 컨테이너는 대부분 기증될 것이며 아프리카 저개발국이 유력한 기증처다. 다만 2030 월드컵 공동 개최를 추진하는 우루과이가 적극적으로 컨테이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974 스타디움은 지난해 테스트 이벤트 격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아랍컵 6경기를 개최한 바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6경기, 그리고 한국-브라질의 16강전 등 7경기만 치렀다.
당초 974 스타디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에 재활용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당국은 예정대로 철거를 시작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