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칸다'의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는 와칸다에만 존재하는 최강 희귀 금속 '비브라늄'과 왕좌를 노리는 음모가 세계적 위협으로 번지자 세상을 구할 히어로 '블랙팬서'로서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나선다.
마블 영화 '블랙팬서' 속 이야기다. 와칸다는 세계 최빈국으로 알려졌지만 영토 내 매장된 엄청난 양의 비브라늄을 기반으로 최고의 기술과 부를 가진 국가가 됐다.
절대적 방어력을 자랑하는 비브라늄은 영화 '블랙팬서' 속 티찰라의 슈트와 율리시스 클로의 의수형 무기를 비롯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속 울트론의 신체와 '완다비전' 속 '비전'의 신체 제작에 쓰이는 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곳곳에 등장한다.
비브라늄은 무게가 강철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주변의 모든 진동과 운동에너지를 흡수하고 저장하며 에너지 방향을 바꾸는 능력이 있다는 설정을 입은 가상 금속이다. 영화 속에서 티찰라의 여동생 슈리는 비브라늄으로 제작된 슈트를 보완하고 티찰라에게 “슈트가 운동에너지를 흡수해서 축적된 힘을 다시 발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브라늄을 훔쳐 달아난 율리시스 클로를 잡기 위해 대한민국 부산으로 향한 티찰라가 슈트를 입고 광안대교 위에서 추격전을 벌이던 도중 기관총에 맞게 되자 슈리는 '총알을 많이 맞아서 운동에너지가 쌓였다'며 공격받을 때 충격을 흡수한 에너지를 강력한 충격파로 방출해 차를 뒤집을 수 있도록 알려준다.
슈리가 말한 운동에너지는 물체가 운동할 때 갖는 에너지다. 영화에서 총알을 발사하고 비브라늄 창을 던지고 차가 뒤집힐 때 모두 운동에너지가 발생한다. 모든 종류의 에너지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로 변환이 가능하다.
에너지 변환은 실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방탄복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막기 위해 운동에너지를 분산하는 원리를 이용해 제작된다. 총알이 방탄복을 뚫고 지나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지구상에서 비브라늄과 가장 흡사한 물질이라고 알려진 케블라로 수십 겹 천을 짜서 겹친다. 회전하는 총알이 강철보다 5배 더 튼튼하고 질긴 케블라 사이로 엉켜 들며 움직임이 멈추게 된다. 총알을 튕겨내는 것이 아니라 총알이 천의 그물망에 걸리도록 하는 원리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물리적으로 보면 에너지 변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수력발전소는 떨어지는 물의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되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다. 다리미나 온풍기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등은 전기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바꾼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대표하는 절대 능력의 금속 비브라늄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는 '블랙팬서' 이야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후속작 영화 '블랙팬서:와칸다 포에버'는 전국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