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내년에도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수장을 겸직한다. 차기 MX사업부장으로 꼽히는 스마트폰 개발실장에는 최원준 부사장이 신규 선임됐고 VD사업부에는 부사업부장직을 신설, 용석우 부사장을 중용했다. 사장단·임원 인사에서 안정 속 혁신을 택했지만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 잠재 최고경영진을 전진 배치하는 등 과감한 인사혁신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실시한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에서 관심을 모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은 기존 한종희 DX부문장이 유임됐다. 한 부회장은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이 퇴임한 지난 10월부터 겸직하고 있었다.
한 부회장의 겸직 체제 유지는 이재승 사장의 갑작스러운 퇴임과 부진한 사업 실적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활가전사업부는 올해 들어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지만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은 30~50% 가량 줄었다. 사업부의 부진한 실적에 따라 올해 조직개편에서 부사장급 임원도 대대적으로 물갈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DX부문 직원 대상으로 생활가전사업부로 파견시 2000만원의 일시금 지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 기존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부회장은 생활가전사업부의 실적 개선과 함께 분위기 전환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가전, TV, 스마트폰, IT기기 등 주력 부문의 시너지를 위한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개발 수장도 퀄컴 출신 최원준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무선통신 전문가로 꼽히는 최 부사장을 전략제품개발실장으로 중용하면서 5세대(5G) 스마트폰과 차세대 통신 시장에서 삼성 주도권을 견고히 하고 폴더블폰 대중화를 앞당기려는 인사로 풀이된다. 특히 스마트폰 개발실장은 차기 MX사업부장으로 꼽힌다.
VD사업부는 조직개편을 통해 부사업부장직을 신설했다. 이 자리에는 용석우 VD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을 임명했다. DX부문장, VD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 등 1인 3역을 맡고 있는 한 부회장의 역할을 일부 덜어주는 동시에 수요 악화 등 TV시장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조치로 보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