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야권 단독처리와 늦장예산 정국이 결국 국정조사특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은 국민의힘의 특위 복귀를 촉구하며 미복귀시 반쪽 출발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당초 합의대로 '선(先) 예산 후(後) 국정조사' 입장을 고수했다.
야3당은 국민의힘에 국정조사 복귀 최후통첩을 보냈다. 국정조사특위 소속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의원들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위원들의 즉각적인 특위 복귀를 촉구한다”며 “오늘(13일) 중으로 국정조사 복귀 의사표명을 하지 않을 시 국정조사 일정과 증인 채택에 대한 모든 권한을 야3당에 위임한 것으로 이해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특위는 당초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증인 채택과 조사대상기관 선정 및 현장조사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특위위원들이 회의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14일 반쪽 출발 강행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특위위원들은 지난 11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항의하며 사임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야3당 위원들은 정부와 국민의힘에 조사관련 협조도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유가족과 생존자의 증인 또는 참고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고,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등 현장조사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위 야당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국정조사 자료요구에 성실히 제출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즉각적인 특위 복귀를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국정조사) 합의할 때 예산 통과 이후 실시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예산안 통과되는 것을 보고 야당이 제시하는 조사 내용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가족협의회는 “20여일이 지나도록 국정조사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파행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며 “차질 없는 진행, 성역 없는 조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유가족협의회는 국정조사 필수 조사 항목으로 △압사 등 안전사고의 국가적 대비 여부 △참사 당일 신고를 '심각한 위험'으로 인지하지 않은 원인 △신속 구조를 위한 재난대응시스템 작동 현황 △피해자와 유가족의 권리 외면 이유 등 4개 과제를 제시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