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자금세탁 위반 혐의로 미국 현지에서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FTX 사태 등으로 긴 하락장에 접어든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더욱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바이낸스를 무면허송금, 자금세탁위반, 형사제재위반 혐의 등으로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다.
다만 조사를 진행 중인 다수 미국 조사기관 간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결론 도출이 지연되고 있다. 해당 조사는 지난 2018년부터 시작했으며 워싱턴 시애틀 서부지역 검찰청의 자금세탁 및 자산회수부 검사들과 '미정부가상자산집행팀(National Cryptocurrency Enforcement Team)' 등이 참여했다.
조사에 참여한 6명의 연방 검사 중 일부는 이미 증거 수집이 충분하며, 창펑자오를 비롯한 바이낸스 경영진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나머지 검사들은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바이낸스가 금융범죄 규정을 부실하게 준수함에 따라, 올 한 해 동안에만 제재 대상 고객이 약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의 자금세탁을 할 수 있도록 협조 혹은 방조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는 “로이터가 다시 한 번 틀렸다”며 “그들은 우리의 훌륭한 법무팀을 공격하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의 크립토를 더욱 더 안전하게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낸스 측은 “미국 법무부는 현재 바이낸스에 대한 어떤 조사도 진행 중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이와 더불어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수준의 보안팀과 대응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1년 동안 4만7000건 이상 발생한 당국의 요청에도 3일 이내 답변할 정도로 시스템을 잘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트위터를 통해 “퍼드(가짜뉴스)를 무시하고, 계속 구축하라(Ignore FUD, Keep building)”고 입장을 표명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한편 바이낸스는 최근 추진 중인 준비금 증명 과정에서도 여러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의 비트코인(BTC) 잔고는 고객에게 대출해준 자산을 제외하면 97% 담보율을 기록, 고객 예치금 대비 1:1 담보비율 충족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분은 2억4500만달러(약 32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바이낸스는 이와 같은 불일치가 대출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며, 부족분은 다른 가상자산의 담보로 대체되고 있다고 해명 중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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