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2년 만에 신한울 1호기 준공으로 당장 올 겨울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력예비율 향상은 물론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은 액화천연가스(LNG) 가동을 줄여 화석연료 수입 감소 효과도 전망했다. 내년 신한울 2호기 준공, 2024년 신한울 3·4호기 착공 등 후속 원전 사업에 집중한다. 지난 정부에서 단절됐던 우리나라 원전 생태계가 복원될 지 주목된다.
신한울 1호기는 2010년 착공 이후 12년 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상업 운전을 시작한 27번째 원전이다. 차세대 한국형 원전 노형인 APR1400을 적용했다.
산업부는 신한울 1호기가 에너지·무역 안보에 기여하고 핵심 기자재 국산화와 원전 수출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APR1400 노형이 적용된 신한울 1호기는 설비용량 1400㎿, 이용률 85%를 가정해 연간 1만424GWh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경상북도 전체 전력소비량 4만4258GWh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신한울 1호기가 준공되면서 당장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적용되는 동계전력수급기간 전력예비율을 11.7%에서 13.3%로 1.6%P 높일 전망이다.
특히 신한울 1호기 가동은 향후 최대 연간 140만톤 이상 LNG 수입을 대체, 높은 가격으로 형성된 화석연료 수입을 줄일 수 있다.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에도 에너지 수입으로 무역적자가 난 점을 감안하면 무역수지에 미치는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신한울 1호기 가동으로 연간 25억5000만달러 수입 대체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신한울 1호기는 그간 미자립 영역으로 남아있던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핵심 기자재를 국산화한 최초 원전이다. 향후 수출 원전 대표 모델로 우리나라가 내세울 수 있다. 원전 수출 시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긍정 효과가 클 전망이다.
산업부는 신한울 1호기 준공을 기점으로 원전 생태계 복원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내년 9월에 신한울 2호기를 준공하고, 신한울 3·4호기는 내년 중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 작업을 완료하고 2024년 착공한다. 지난 정부에서 중단됐던 원전 건설을 빠르게 재개하면서 산업 활로를 모색한다.
이에 따라 내년 원전업계 일감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로 인한 일감은 내년 상반기에 투입되고, 설비투자·발전기자재 등 가동원전 일감, 수출 일감 등을 합해 내년 총 2조 원 이상 일감이 공급될 계획이다.
정부는 원전 대출, 보증 등 금융지원과 연구개발(R&D) 지원에 1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원전 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원자력분야 시험·평가, 인증 등 기업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원전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기반도 조성한다.
정부는 이날 준공 기념행사에서 신한울 1호기 건설 현장 근무자와 기자재 국산화 기여 유공자, 중소·중견 원전 기업인 유공자 포상도 진행했다. 신한울 1호기 시운전 공정관리, 지역사회 소통을 담당한 박범수 한울 원자력본부장에게 은탑산업 훈장을 수여했다. 원전계측제어시스템 국산화에 기여한 송승환 수산ENS 상무와 신한울 1호기 설계 총괄을 책임진 박계관 한국전력기술 처장에게 산업포장이 수여하는 등 총 12점 포상을 내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원전 운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면서 “안전한 원전 운영이 국민 신뢰도 제고를 비롯해 나아가 원전 수출의 디딤돌”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전력예비율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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