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기관들이 원전 분야 유망 중기 발굴에 착수했다. 내년부터 가동되는 250억원 규모 원전 특화 연구개발(R&D) 사업부터 원전 분야 기업에 대한 컨설팅 등 새로운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새해 원전 특화 중소기업 R&D의 기본이 될 '원전 중소기업 R&D 기술로드맵'을 수립 중이다. 원전 중소기업 기술혁신 연구반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로드맵에 담길 품목을 검토하고 분류하고 있다. 이달 중 최종 로드맵을 완성해 내년 초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중소기업 기술로드맵은 대기업에 비해 R&D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전략적 투자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원전 분야 중소기업 R&D 기술로드맵은 이번 정권 들어 처음 수립된다. 소재·부품·장비, 반도체·바이오·미래차(BIG3) 분야 역시 지난 정부에서 처음 기술로드맵을 별도로 수립해 별도의 R&D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정책지원 효과를 높이기 위한 원전 중소기업 맞춤형 기업진단 서비스도 준비되고 있다. 전담 회계사 등 외부전문가를 통해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성장전략과 연계 지원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그간 시장 침체로 인해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지원 체계를 수립하는 방향이다. 이밖에도 앞서 정부가 발표한 정책자금과 기술보증, 재기지원,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등이 새해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원전을 핵심 지원 과제로 삼으면서 신규창업과 자금조달 역시 물꼬가 트인 분위기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사내벤처 두 곳이 지난 7월과 8월 연이어 연구소기업으로 각각 등록을 마쳤다. 중기부에서는 한수원을 통한 사내벤처지원과 기술이전 지원 등을 통해 신규창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원전 산업 육성 의지와 시장 확대 기대감에 민간 업계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삼중수소 자발광체 제품을 제조하는 에이젠코어는 최근 방산업체 코리아일레콤을 흡수합병했다. 삼중수소 자발광체는 원자력 발전의 부산물로 생산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전 산업 생태계 강화 정책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R&D와 금융 지원을 시작으로 원전 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새해부터 가동될 것”이라면서 “신규 창업이나 벤처투자 지원 등 분야는 향후 수요를 발굴해 적합한 정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