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근거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를 돌파해 또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엎었다. 역대급 상승 폭을 보였던 전월 대비 인상 규모는 다소 감소했지만 기세는 여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어 무섭게 치솟던 금리 상승세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은행연합회는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 대비 0.36%포인트(P) 상승한 4.3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픽스가 4%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픽스는 NH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는 10월 3.98%를 기록한 뒤 단기적으로 △11월 23일 4.10% △11월 30일 4.10% △12월 7일 4.17% △12월 14일 4.30%로 상승하고 있다. 다만 상승 폭은 전월 대비 다소 둔화했다. 앞서 신규 코픽스 기준 7월에는 0.40%P, 10월에는 0.58%P 각각 오르면서 역대급 상승 폭을 갱신했다.
이번 코픽스 상승 역시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상승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 앞서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달 24일 종전 대비 0.25%P 인상해 현재 3.25%다.
잔액기준 코픽스(11월 말 기준)는 3.19%로 전월 대비 0.34%P, 신 잔액기준 코픽스(11월 말 기준)도 2.65%로 전월 대비 0.29%P 각각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코픽스 오름세가 여전하지만 상승세가 다소 둔화해 가파른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 연준도 지난 6·7·9·11월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인상)을 밟았지만 이날 빅스텝(한 번에 0.5%P 인상)으로 인상 폭을 소폭 줄였다.
금리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금리 인상기 안정적인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향후 안정기 또는 하락기에 접어들면 변동금리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5.21~7.36%로 집계됐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권고로 최근 주담대 비롯 대출 금리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며서 “여전히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고정금리를 유지하면서 향후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자료:은행연합회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