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 악수 700회, 질의응답 500번, 대화시간 2500분.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올해 전국 현장을 돌며 남긴 기록이다. 고객센터, 기지국, 영업매장 등을 누비며 오간 거리를 합산하면 서울에서 도쿄를 찍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수치다. 차량에서 보낸 이동시간만 약 4000분. 비행기를 타고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17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황 대표는 새해 통신국사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협력사, 홈서비스센터 등을 돌며 고객접점의 불편함(Pain point)을 파악할 예정이다.
황 대표의 올해 첫 현장경영 일정은 논현 고객센터에서 시작됐다. 고객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고객센터 직원이 즐겁게 일해야 한다는 황 대표 지론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황 대표는 상담사에게 “고객센터에서 만드는 인상과 경험이 LG유플러스에 대한 느낌을 만든다”며 “이를 압도적으로 잘 해내면 고객만족도가 가장 높은 회사가 될 수 있고, 해지율도 낮출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올해 역대 최저 모바일 해지율을 기록했다. 고객들의 불만 전화도 2018년 대비해 70%나 줄었다.
그는 여름에는 전국의 영업 현장을 누볐다. 황 대표는 영업 현장 방문에 전체 일정 중 40% 이상을 할애했다. 현장에서는 총 495개의 질문을 받을 정도로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황 대표는 영업 현장에서 모은 애로사항 중 고객을 위한 개선 요청에는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장기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 혜택이 부족하다는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신속하게 해결했다. 그결과,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장기고객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현장경영은 전국으로 이어졌다. 황 대표는 부산, 춘천, 대전 등을 거치며 네트워크 인프라, 마케팅 현장, 연구개발(R&D)센터를 점검하고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현장 방문으로 쌓인 직원들의 건의사항은 상반기에만 100여개에 달했다. 이 중 약 40건은 이미 개선됐으며, 현재 조치 중인 과제도 60여개다.
현장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휴대폰 새벽배송을 도입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사내 자기개발 지원 제도를 활성화시켜 직원 만족도도 높였다. 임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이 신속하고 빠른 문제해결을 위한 일종의 'CEO 핫라인' 역할을 한 것이다. LG유플러스 회사생활 긍정률을 나타내는 '인간존중 인덱스' 수치는 올해 9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 대표는 “고객의 경험과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가치 판단에서 고객이 최우선인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