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 해변에서 상어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사람이 직접 드론을 조종하는 것보다 높은 정확도를 자랑해 현장 적용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익 기술 연구개발 기업 트릴리움오스트레일리아 책임자이자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겸임교수인 코맥 퍼셀 박사팀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와 'AI 기반 상어종 탐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간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어를 미리 포착, 해변 안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호주에서는 최근 드론을 이용한 상어 탐지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 해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드론 카메라로 탐지율을 기존 대비 높일 수 있다.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가 2018년부터 드론을 상어 탐지 도구로 활용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바다 속이 어두우면 바다 속 물체가 상어인지 해초인지 식별하기 어려워진다. 물 투명도뿐 아니라 해수면 반사와 탐지 대상 위치(깊이), 드론 조종사 경험과 피로도 등 변수도 다양하다. 퍼셀 박사팀은 사람이 직접 드론 촬영으로 상어를 식별할 때 여러 변수로 인해 신뢰도가 60%까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 상어인지 아니면 다른 안전한 어종인지 잘못 판단하게 되면 불필요한 공공 경보나 해안 폐쇄로 이어진다.
퍼셀 박사팀은 AI 기술을 활용, 상어 탐지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시간당 영상 프레임 단위로 80% 수준으로 상어를 탐지하는데 성공했다. 2020년부터 호주 5개 해변에서 드론 촬영한 데이터로 백상아이라와 고래 상어 등 위험종을 포함, 10개 유형 해양 생물을 인식하는 성과도 거뒀다.
AI와 드론을 상어 탐지에 활용하는 건 이들뿐만이 아니다. 호주 리퍼그룹도 시드니 공과대학과 함께 AI 시스템을 드론에 탑재했다. AI시스템은 해양 생물 움직임을 분석하고 상어를 탐지한다. 리퍼그룹은 초기 16종의 해양생물을 식별하는 AI를 구현한데 이어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AI 드론은 단순한 상어 탐지뿐 아니라 각종 해양 생물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AI를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다. 비슷하게 생긴 상어 종을 구별하기 어렵고 작은 동물은 식별이 안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해변에 AI 드론을 배치, 상어 탐지를 할 수 있지만 보다 많은 기계학습(ML) 과정이 필요하다. 퍼셀 박사팀은 “높은 신뢰성을 유지하려면 자주 모니터링하고 AI를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