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대 발표한다더니…'NFT 컬렉션' 공개

도널드 트럼프 NFT 트레이딩 카드 홍보 이미지. 콜렉트트럼프카즈닷컴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NFT 트레이딩 카드 홍보 이미지. 콜렉트트럼프카즈닷컴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예고한 15일(현지시간) 중대 발표가 ‘대체불가토큰(NFT)’ 발행이라는 황당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트럼프는 자신이 만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 소셜’에 짧은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중대 발표를 예고했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미국은 슈퍼히어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뒤 이어 그를 슈퍼맨처럼 합성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앞서 그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만큼, 중대 발표가 대선과 관련한 내용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언론은 그가 낙점한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NFT 트레이딩 카드. 콜렉트트럼프카즈닷컴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NFT 트레이딩 카드. 콜렉트트럼프카즈닷컴 홈페이지

그러나 트럼프의 고무공 같은 행동은 언제나 예상을 빗나간다. 그가 막상 15일 공개한 것은 자신을 수퍼 히어로, 우주인, 서부 시대 보안관, 카레이서 등 각종 캐릭터로 합성한 NFT 카드였다.

총 4만 5000개의 NFT로 구성된 트럼프 NFT 트레이딩 카드 컬렉션은 장당 99달러에 판매된다. 그가 종종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던 20달러보다 다섯배 되는 돈이 대선 준비자금이 아닌 트럼프의 개인 주머니로 들어가게 됐다.

트럼프는 카드 판매를 선전하는 동영상에서 자신이 “링컨, 워싱턴보다 나은” 대통령이었다고 자평하면서, “NFT 카드는 야구카드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흥미로울 것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추천한다”고 홍보했다. 카드 구매자들은 트럼프와의 만찬, 골프 경기 등을 경품으로 하는 행사에 응모할 수 있는 자격도 얻게 된다.

중대 발표가 NFT 카드였다는 것을 밝혀지자 미국 언론은 물론 그의 지지자들까지 이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말 놀라운 것은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라는 것”이라며 “NFT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트럼프를 설득한 사람이 누구냐”고 했다. 또,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키스와 케빈 호지는 “트럼프에게 이렇게 하라고 조언한 사람을 해고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재출마를 선언한 트럼프는 별다른 유세 활동 움직임이 없어 지지자들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어 유세 대신 개인 자금을 늘리기 위한 NFT 발표로 지지자들의 민심마저 잃어가는 모습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