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설비 개발 업체인 달성은 제철 플랜트에 필요한 '전로 경사 덕트부 지금제거장치'를 개발해 생산 효율 향상과 안전 강화를 동시 실현했다. 이 장치는 달성과 중소벤처기업부, 수요기업 포스코가 함께 투자해 거둔 결과였다.
중기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기업 간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추진하는 '중소기업 상용화기술개발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정부와 수요기업, 기술개발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해 기술을 개발하는 '공동투자형' 과제에서 다양한 혁신 사례가 나와 주목된다.
달성이 개발하고 포스코에 공급한 '지금제거장치'는 위험 작업의 무인화를 가능케 했다. 기존에는 사람이 케이지를 타고 덕트 내부 위험장소로 진입해 수작업으로 제거하던 작업을 100% 대체한 것이다. 무인화 작업으로 지금층을 제거하면서 작업 시간을 단축했고, 생산성도 향상됐다. 2021년 이후 3대의 장비를 포스코에 납품했는데, 대당 연간 50억원 이상의 생산 캐파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윤활관리 전문기업 솔지는 '공기박리식 자유 및 용해 수분 제거 정유기'를 개발해 한국남부발전에 공급했다. 오일 열화와 첨가제 소실 없이 △자유 △유화 △용해 3가지 형태로 수분 제거가 가능한 제품이다. 필터나 기타 공정 없이 윤활유 내 수분을 제거하고, 건조 공기 또는 질소 공급 장치를 통해 수분 제거 효율을 높였다. 다른 정유기와 병행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제품은 중기부 혁신제품 인증을 받았고, 대한민국특허대전에서 동상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20년 이후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서부발전 등에 총 38대, 27억원 규모를 공급했다.
공동투자형 기술개발 과제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과제 기획단계부터 기업 간 이해관계가 일치해서다. 중기부가 수요가 있는 공동투자 R&D를 발굴해 주관기관(중소기업)을 지원함으로써 가치사슬을 이었다. 중소기업은 정부와 수요기업의 투자를 받아 기술을 개발하기 때문에 개발비용에 도움을 받고, 개발한 기술을 공급할 곳도 확보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기술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다. 투자기업은 실제 수요가 있는 기술에 투자하는 만큼 개발 과정에서 정확한 요구를 전달할 수 있다. 때문에 개발된 기술의 활용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또 공동투자를 통한 기술개발 과정에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력관계가 돈독해지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서찬열 달성 연구소장은 “포스코와는 오랜 협력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공동투자형 과제를 통해 더 긴밀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었다”면서 “산업재해가 많은 분야였는데, 무인화로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