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고금리에 '무이자 할부' 기간 단축

카드사, 고금리에 '무이자 할부' 기간 단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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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커머스 사이트 특가로 올라온 자급제 휴대폰을 구매하려다 짧아진 무이자할부 때문에 구매를 보류했다. 온라인에서는 100만원이 넘는 자급제 휴대폰에 최대 20개월까지 무이자할부를 제공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무이자할부 기간이 크게 줄 어들어 3개월에서 일부 카드사만 8개월까지 혜택을 제공하는데 그쳤다.

고가 물건을 살 때 이자 없이 분할해서 구매할 수 있던 대표 카드 혜택인 '무이자 할부'가 대폭 축소되고 있다. 고액에 한해 이커머스 사이트에서는 최대 20개월 이상 분할 납부가 가능했지만 카드사들이 혜택을 대폭 줄이면서 3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카드사는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고금리 기조에 카드사의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급상승한 여파가 크다. 카드사는 저금리 시절 공격적인 자금 조달로 자산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 혜택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여전채 금리가 6%에 육박하면서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카드는 새해 1월부터 프리미엄 리워드 서비스 가운데 무이자할부 개월 수를 축소한다. 티타늄회원의 경우 종전 제공하던 무이자할부 혜택이 2~6개월이지만 앞으로 2~4개월로 2개월이 줄어든다. 플래티늄회원은 2~5개월에서 2~4개월, 골드회원은 2~4개월에서 2~3개월로 각각 축소 조정된다.

카드사 무이자할부 혜택 축소는 온라인에서 더 빠르게 줄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100만원 미만은 12개월, 100만원 이상은 20개월 안팎으로 카드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고가의 물건을 구매할 때 이 같은 혜택을 이용해서 부담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일부는 자급제 휴대폰 구매에 무이자할부를 사용하기도 했다. 휴대폰 가격이 100만원을 웃도는데 최대 20개월까지 무이자할부로 구매가 가능, 통신사에 지불하는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50만원 미만은 최대 8개월까지, 50만~100만원 미만은 12개월까지, 100만원 이상은 20~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다. 현재 옥션, 지마켓, 쿠팡, 11번가, 인터파크, GS SHOP, SSG 등 주요 이커머스 사이트에서는 대부분 2~3개월 무이자만 제공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일부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100만원 미만에 대해선 무이자할부를 제공하지 않고 100만원 이상에만 7~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에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려 업계 전체가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며 “카드에 탑재된 혜택과 달리 무이자할부 혜택은 바로 조정이 가능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