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방한한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만났다. 이 회장은 6월 독일 출장에서 집세 회장을 만난 후 6개월 만에 다시 얼굴을 맞대며 BMW와 전기차 동맹을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는 18일 이 회장이 전날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집세 회장 등 경영진과 만나 BMW 최신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필립 파랑 BMW 수석 부사장,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은 “양사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고 집세 회장은 “전동화에 있어 삼성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며 삼성 경영진이 우리의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새로운 BMW i7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삼성SDI는 BMW의 전략 파트너로서 럭셔리 전기 세단 '뉴 i7' 개발에 참여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에서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영진 미팅에 앞서 삼성SDI의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플래그십 전기차 뉴 i7과 BMW 드라이빙 센터를 살펴봤다. P5 배터리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SDI의 최첨단 소재 기술을 집대성한 제품으로, 기존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20% 높이고 재료비는 20% 이상 절감했다. BMW는 주행거리 확대 등 차량 성능 향상을 위해 뉴 i7 외에 iX, i4 등 최신 전기차 기종에도 삼성SDI P5 배터리셀을 적용했다.
삼성은 2009년 BMW와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13년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왔다. 이 회장은 협력 초기 단계부터 BMW 경영진과 교류하며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사 간 전기차 협력 강화를 주도했다.
2013년 출시된 BMW 최초의 순수 전기차 i3를 시작으로, i8(2015년), iX·i4(2021년) 등 BMW가 출시하는 친환경 전기차에는 삼성SDI의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삼성과 BMW는 차세대 소재 등 전기차 기술 공동 개발까지 협력을 확대했다. 삼성SDI는 2019년 BMW와 자동차전지 공급을 위한 장기 업무 협약(약 4조원 규모)을 체결한 바 있으며, 판매 호조 등으로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확대 중이다.
이날 이 회장과 집세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BMW 뉴 i7 국내 출고 1호 차량 및 업무용 차량 인도식도 열렸다. 삼성 계열사 대표의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BMW 뉴 i7 10대가 동시 출고됐다. 뉴 i7은 BMW 7시리즈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이다. 삼성에 인도된 BMW 뉴 i7 eDrive60은 최신 5세대 BMW eDrive 시스템이 적용돼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44마력을 발휘하며, 삼성SDI의 105.7㎾h 고전압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시 438㎞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