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과 지구 소년의 우정을 다룬 추억의 SF 영화 ‘E.T.’(북미 1982, 한국 1984)에서 사용된 외계인 모형이 33억 원에 낙찰됐다.
19일(현지시간) 줄리언스 옥션에 따르면, 할리우드 소품 경매에서 영화 ET 촬영 당시 사용된 외계인 모형 '오리지널 메카트로닉' 모델이 등장해 256만 달러(33억4천만 원)에 낙찰됐다.
이 모형은 아카데미상을 받은 이탈리아 출신의 특수효과 거장 카를로 람발디가 1981년에 제작한 소품이다.
철제 구조물로 덮인 동그랗고 큰 눈, 얇고 긴 손가락, 짧은 다리가 눈에 띄는 이 외계인 모형은 피부만 없을 뿐 영화에 나온 외계인 친구 ET의 모습 그대로다.
컴퓨터그래픽(CG) 효과가 등장하기에 앞서 만들어진 이 모형은 영화 속 외계인의 표정과 목 움직임, 손가락 동작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매를 주최한 줄리언스 옥션은 이 모형에 대해 ‘85개 기계 관절을 가진 ET 모형은 공학적 걸작’이라고 설명했다.
‘ET’를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외계인 모형에 ‘영화계의 8번째 불가사의’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정교한 모형을 극찬한 바 있다.
할리우드 소품 경매 행사는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산하 영화 전문 채널인 터너클래식무비의 협찬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개봉 40주년을 맞은 ‘ET’의 소품들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작들에 사용된 소품도 등장해 고가에 판매됐다.
스필버그 감독이 외계인 디자인을 승인했을 때 만들어진 'ET' 축소 모형은 12만5000달러(1억6000만 원)에 팔렸고, ET를 태우고 하늘을 날았던 자전거 소품은 11만5200달러(1억5000만 원)에 낙찰됐다.
영화 ‘십계’에서 모세(찰턴 헤스턴 분)가 홍해를 가르는 장면에서 사용한 지팡이는 44만8000달러(5억8000만 원)에, 매릴린 먼로가 착용했던 검은색 모직 드레스는 25만6000달러(3억3000만원)에 각각 팔렸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